아내가 끓여 준 내 고향 산청의 '경호강 고동탕'
(안국동 고동탕 유감)
며칠 전 안국역 사거리 한 식당에 들어가서
고동탕을 주문하여 먹고 7000원을 지불하였다.
내가 생각했던 내 고향 산청의 경호강 고동탕의 진한 맛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중국에서 수입했다는 다슬기 알맹이로 끓인 고동탕인 것 같다.
고동의 고유한 향기도 거의 없고 약간 다른 냄새마저 나면서
고동탕의 쌉사름한 맛도 없고 그저 그런 맛이었다.
7000원이면 적은 돈은 아닌데.... 씁쓸하였다.
(경호강 고동탕의 진수)
내 고향 산청에는 지리산으로부터 흘러내려오는 1급수에서 자라는 고동이 많다.
사촌형인 광우형이 서울의 조카 결혼식에 올라오면서 가져다 준 경호강 고동으로 끓인 고동탕은
그 향기와 맛에서 시중의 그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고동을 찬물에 넣어 흙모래를 뺀 다음
소금으로 간을 하여 고동을 끓이면서, 호박잎이나 아욱 또는 근대잎을 부드럽게 비벼서
같이 끓이며 마늘을 으깨서 넣어주면 담백한 전통식 고동탕이 만들어 진다.
강물의 진한 향과 푸르스름한 고동의 즙이 국물에 배어나와 맛과 향이 진하고 좋다.
고동의 알맹이는 국을 다 끓인 후 나중에 빼서 먹으면 간에 좋다고 하여
많이 먹었다.
모처럼 고향의 경호강 고동탕을 맛 본 초가을의 저녁식사는 잊지 못한다.
경호강 고동으로 끓인 고동탕
국을 다 먹은 후 고동의 알맹이는 이쑤시개등을 이용하여 손으로 빼서 먹으면 맛도 좋고 간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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