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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자전거 타기와 산책

중랑천변에는 산책로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산책로에는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오고 가고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사이클을 타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이 질주를 한다.

 

아내와 난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하기 위하여

중랑천변 산책로를 따라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하여 도보로 걷곤 한다.

아주 추운 한 겨울을 빼 놓고 즐기는 운동이다.

 

 

어느 날 저녁시간

어두운 산책로를 따라 아내와 난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앞쪽에서 사이클을 탄 남자가 속력을 다하여 우리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서로 마주 보고 달려서 다가오는 자전거라 약간 공포심이 있었다.

사이클을 탄 30대 중반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는 지나치면서 욕을 해 댄다.

자기가 달려오는 방향으로 우리 부부가 마주 걸어오고 있어서 그랬는지

지나치면서 걷는 사람들은 반대방향(우측)에서 걸어야지 왜 좌측으로 걸어오는 것이냐며

화를 벌컥 내는 것이다.

 

당현천변 산책도로 신규 공사로 기존의 자전거 도로가 일부 구간이 폐쇄되었고 산책로로 자전거들이

임시로 지나가는 구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참으로 당황스럽다.

어두운 밤에 산책로로 사이클을 고속으로 질주하는 자체도 위험한데

우측통행 원칙을 운운하면서 사람을 칠듯이 흥분하여 거들먹거리는 젊은 남자을 보면서

참 측은한 생각이 든다.

 

사이클 전용도로라면 맘껏 달려도 좋지만 산책로에 임시로 지나가는 상황이라면 좀 속도를 낮추고

조심운행을 해야지 마치 자전거 도로에 사람이 잘못 들어서서 진로방해를 한 것 처럼

흥분을 낮추지 못하고 씩씩거리는 30대 중반의 남성을 보면서

뭐라고 가르치고 대화를 소통해야 할 지 참 막연해졌다.

가까이 대화를 해 보니 술 냄새가 난다.

 

어두운 저녁에 술을 마신 채

사이클을 타고 산책로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면서

산책나온 시민에게 위협감을 주는 것도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인데

흥분하여 욕까지 내 뱉는다는 것이 몹시 안타깝다.

 

'위험합니다... 비켜주세요'

또는 천천히 달리면서 '조심하세요'

'혹은 죄송합니다.. 지나갑니다.'

하면서 산책로를 지나가면서 자전거 도로가 나오면 즉시 그리고 빠져 나가면 될 것인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그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젊은 남자와 대화를 해서 자기가 잘못했음을 지적해 주고

앞으로 위험하지 않게 자전거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하고 싶었지만

일방적으로 흥분하여 화를 내고 제 잘났다고 소리를 지르다가 돌아서 가버리는 젊은 남자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다 볼 수 밖에 없었던 그날 밤이 왜 그리 씁쓸하던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서로 공존하여 살아가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언행을 조심하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어야 할텐데....

우리의 사회는 쉽게 자신의 분을 참지 못하고

성급한 판단과 대응

빨리빨리주의 등이 사회에 제법 만연해 있어서

가정과 사회에서 이를 개선해 가는 노력들이 이루어 져야 될 형편이다.

으례 그러니까 피하는 게 상책이다...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등의 태도로

개선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바람직 하지 않는 세태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가까운 주변부터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입장을 알아가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