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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이야기

낙원동 시계방

 

 

오늘 새로 수리하여 걸어 놓은 벽시계 - 벌써 9년이 되었다. 

 

1999년 5월 1일

사무실 문 열면서 걸어 놓기 시작한 벽시계가

요즘 가다 서고 서다 가고 하면서 시간이 자꾸 틀려져서 오늘 맘 먹고 수리를 했다.

누나가 사 준 시계가 맘에 들어서 내 사무실에 잘 어울리고 모양도 세련되어 괜찮은데

시계가 작동이 좀 이상하다고 버리기는 아깝다.

 

그래서 낙원동에 잘 아는 시계방에 들고가서 20분 걸려서 즉시 수리를 하였다.

모두 분해하여 부품을 다 닦고 새로 조립을 하였더니 이제 시계가 잘 간다.

7천원에 수리를 하였다. 앞으로 10년 더 써도 좋겠다.

시계방 아저씨는 경기가 어려우니 시계를 새로 사지 않고

이렇게 고쳐서 사용하는 것이 참 좋은 것이라면서 요즘 사람들은

조금만 고장나면 고치지 않고 금새 버리고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그러다 보니 자기처럼 기술이 있는 사람들이 일거리가 자꾸 줄어든다고 안타까와 했다.

 

낙원동에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음직한 작은 시계방

시계방 아저씨는 인상도 넉넉하게 좋다.

도장도 파고 금반지도 팔기는 하지만 아저씨의 본업은 시계판매 및 시계수리이다.

가끔 들러서 도장도 파고 시계 약도 넣고 시계 수리도 하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

 

30년을 외길로 시계를 고치고 팔면서 살아 왔는데 갈수록 사는 것이 더 힘이 든다고 한다.

자식들 대학 등록금이 400만원 이상인데 시계방을 운영해서 자식 가르치기가 힘들다고 한다. 

 

 

 

 

 시계는 잘만 사용하면 그 수명이 참 길다.

 

 고교 합창반에서 불렀었던 '할아버지 시계' 라는 노래생각이 난다.

 

 우리 할아버지 시계는 너무 커

 마루에 구십 년 있었지

 할아버지 키 보다 더 큰 시계

 이젠 아무도 돌보잖아

 그러나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에는

 무엇보다 더 사랑했는데

 이제 그만 뚝 그치고 말았네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

 

 

 노랫말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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