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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미국 일본 한국의 베이붐 세대

한.미.일 3개국의 '베이비붐 세대'의 현역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이 각종 직장과 산업 현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은 향후 10여 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의 변화된 삶으로 인해 국제 사회 전반부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들의 변화된 삶을 미리 조명하고,미리 준비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많은 부(富)와 칭찬이 모여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본,미국 등 3개국 베이비붐 세대들의 변화되는 개인의 삶과 이에 따른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3회에 걸쳐 정리토록 한다. 

각국 베이비부머의 현재 상황 

은퇴 레이스의 출발선엔 미국 베이비 부머들이 제일 먼저 올라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세대(1946~54년생)인 이들은 올해부터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어 환갑을 맞는 일본의 '단카이(團塊:1947~49년생)' 세대 역시 올해부터 대거 퇴장을 시작했다. 이들보다 다소 젊은 우리나라의 베이비 부머(1955~63년생)들은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이다.

미국 베이비 부머는 전체 인구의 30% 안팎인 7700만 명을 헤아린다. 1인당 평균 자산은 약 86만 달러(약 8억2000만원)에 달한다. 68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일본의 단카이 세대 역시 미국 못지않은 재력을 자랑한다. 단카이 세대의 비중은 전체 일본 인구의 5%를 차지한다. 이들 단카이 세대가 향후 일본 소비의 50% 이상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들이 향후 경제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주력부대'가 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자.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란 통상 45세(1963년생)에서 53세(1955년생)까지를 이른다. 모두 810만명으로 전체인구 4800만명의 16.8%다. 이들의 퇴직대란이 1955년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을 다니던 70, 80년대 치열한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고 사회적으로 기반을 잡은 30대 후반~40대에 IMF사태라는 직격탄을 맞은 세대로서 곧 ‘행복한 세컨드라이프’라는 목표를 위해 몸서 겪어야 하는 무서운 계절을 맞이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2008년 현재 이웃나라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현황부터 알아보자. 일본 중앙정부는 2006년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개정해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정년이 65세 미만인 기업들에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 정년 폐지하는 방안, 퇴직 후 재고용 하는 방안 등 3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 각 부처는 단카이 세대의 경험을 활용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제산업성은 각 지방에 필요한 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단카이 세대를 공업고교 학생을 가르치는 스승과 제자로 묶어주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사업을 위해 연간 5억엔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 일본 전역 50곳에 1000만엔씩 3년간 지급 중이다.

문부과학성은 기업에서 퇴직한 단카이 세대의 경험을 교육현장에서 살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교육 서포터' 제도를 도입해서 일정 연수를 받은 단카이 세대에게 교원을 도울 자격을 주고 있다. 교단에 선 경험은 없지만 이들의 지식이나 기술을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다. 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는 2007년 문제를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단카이 세대 유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일본 기업의 입장에서도 심각한 인력난을 걱정하여 미리 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숙련 기술인력인 단카이 세대가 대거 퇴직하면 제품의 질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세대 간 기능 이전을 위해 숙련사원과 신입사원을 묶는 '가정교사' 제도를 도입한 기업도 늘었으며 퇴직자를 기술 전담교관으로 재고용하는 곳도 생겼다. 공장 내에 기술대학이나 '기능주쿠(塾)'를 설치해 1년간 기술교육과정을 개설한 업체도 많아졌다. 기능올림픽을 활용하는 기업도 나왔다.

금융산업측면에서 보면 각 경제계가 난리이다. 일본 덴쓰(電通) 소비자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단카이 세대가 챙길 퇴직금만 50조 엔(약 400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단카이 세대의 대량 퇴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이는 지방정부와 기업들에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로 여겨진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지 살펴보자.

미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미국의 고도성장을 주도했고, 앞으로 미국 소비시장의 핵으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 붐 세대의 순자산은 2015년까지 2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미국과 유로화를 쓰는 국가들의 1년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규모다.

각 기업은 이들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지만,우선 이들의 소비성향과 행동양식을 이해하는 것이 현명하다.

베이비 붐 세대의 구매 특성은 이전 은퇴 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이들은 ‘늙은이’로 비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이들은 X 세대(1971~1984년 출생)보다 더 많이 발품을 팔고, 비교해가며 쇼핑한다. 기존에 쓰던 브랜드를 고집하지도 않고, 유행에도 비교적 민감하다. 애플사의 아이폰(iPhone)을 구매한 사람 중 25%는 50세 이상이었다는 통계자료를 보면 이를 반증해 준다. 

이런 적극적인 베이비 붐 세대들은 뭐든지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습성 때문에 부모나 조부모 세대와는 달리 기존 생각에서 벗어난 방식을 택한 삶을 살아 왔다. 그렇지만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등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자 은퇴 이후에 대비해 주식 등에 투자한 채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그야말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처럼 뒤척이고 있다.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7700만명의 미 베이비 붐 세대의 ‘막대한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체의 마케팅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다음 편에는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의 현상’에 대해 정리하도록 한다.)
 

[김영호, 김영호유통컨설팅 대표 / 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www.tigerk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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