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7살에 올라왔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강북에 죽 살고 있다.
애터지게 강북에 늘러붙어 살고 있는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니고
본가와 처가가 모두 강북에 터를 가지고 있었고
강남으로 굳이 가야할 동기가 없었기에 그럭저럭 살다보니 강남에 집 값이 엄청 올라버려서
집 한칸 강남에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은 탓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남에 가면 괜히 눈만 높아지고 생활비가 더 들며 아기자기하게 사는 맛이 별로 없고 삭막하다고
하면서 강북살림을 고집해 왔다.
강북엔 전통재래시장도 있고 산도 많이 있고 서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도 많아서
아웅다웅 인간답게 사는 부담없는 도심생활이 서민적이고 편안하기에 더욱 맘에 들어하는 것 같다.
강북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우리네들의 사연이 그렇고 그렇다.
친구는 최근에 강남에 집을 샀다.
과거 집값이 많이 비쌌을 땐 엄두도 내지 않았었던 친구인데
최근에 강북의 집값이 정상화되면서 조금씩 올랐고
반대로 강남의 집값이 거품이 빠지고 정상화 되면서 조금씩 내렸기에
친구는 강북의 집을 팔아서 조금만 더 보태면 강남의 비슷한 평수로 이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모처럼 다가온 기회를 반드시 활용하겠다는 생각으로 강남의 집을 매입하고
대신 강북의 집을 복덕방에 내 놓았다.
그런데
강북의 집이 팔리지를 않고 있고
강남의 집값은 살 때보다 조금씩 더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며
강북의 집값도 조금씩 더 떨어지고 있어서 큰 고민이 되고 있다.
강남의 집은 매입계약을 해 놓은 상태, 강북의 살던 집은 매매도 않되고 급기야 전세로 내 놓아도
전세도 쉽지 않은 시기가 와 버린 것이다.
게다가
아이는 현재 외국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최근 그 국가의 환율이 가장 많이 올라서 해외교육비 부담마저 증가하고 있다.
사업은 사업대로 한국의 건설경기가 죽을 쑤고 있는 형편이라.. 3중고를 겪고 있다.
이 모든 경기 상황이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더욱 악화되었다고 생각하면 친구는 속이 매우 상한다.
그리고 이 어려움이 갑자기 현실로 다가온 데는 현 정권의 무능함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지금 나의 친구와 같은 처지에 처해있는 비슷한 입장의 가정이 많아 걱정이 크다.
주식과 펀드에 자금이 들어가서 손해를 입고 있는 친구들
무리하게 주택담보로 대출을 많이 받고 높아지고 있는 이자를 감당하기 힘겨워 하는 친구
고 환율에 해외자녀유학비 걱정을 하는 친구
구입한 집 값이 자꾸 떨어져서 고민하는 친구
사업이 점점 어려워져서 힘들어 고민하는 친구
자녀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 걱정인 친구
이제 곧 직장에서 자리를 떠나와야 하는 친구...
이 어려운 경기침체 속에서 과연 어떻게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하여 안정을 찾아햐 할 지 고민이 된다.
조용하게 차분하게 냉정하게 조급하지 말고 주변의 지인들과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구하고
상담도 하면서 슬기를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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