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당신의 7가지 착각
[조선일보] 2008년 10월 08일(수) 오전 04:56
벌써 1년째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이정현(가명·26)씨에겐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자기보다 학점도 낮고 영어도 서툰 친구들은 합격통지서를, 그것도 여러 곳에서 잘도 받는데, '학점은 4.0, 토익은 980점대, 미국·일본 어학연수까지 경험한 나 같은 인재를 기업은 왜 마다하는 걸까?' 전문가들 생각은 이렇다. "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이유가 반드시 있다"는 것. 그것은 뜻밖에도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해외연수·자원봉사… 이력 화려하니까
포스코 김순기 채용팀장은 "해외연수나 자원봉사 등에 치우쳐 설명한 자기소개서는 더 이상 인사 담당자에게 매력이 없다"고 충고한다. 헤드헌터업체인 커리어케어 신현만 대표는 "문장이 길고 장황한 이력서, 파워포인트를 써가며 화려하게만 장식한 이력서는 대부분 탈락"이라고 충고한다. 자서전을 읽고 있는 듯한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 '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서돌)의 저자 신시아 샤피로는 "이력서를 내기 전 친구에게 3초 동안 읽히고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 세 개를 들게 하라"고 충고한다. "그것이 당신이 내세운 핵심 키워드가 아니라면 다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실천력은 없지만 임기응변 능해요
최근의 면접 추세는 순발력보다 인내력, 집중력이 좌우한다. 신현만 대표는 "요즘 기업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탐층질문, 심층면접을 선호한다"고 귀띔한다. 여기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그 기업의 인재상과 관련된 키워드, 이를테면 '고객지향' '열정' '신뢰'와 연관된 자신의 구체적 경험담을 서너 가지 준비해놓아야 한다는 것. '인터뷰 시크릿'(더난출판)의 저자인 SC제일은행 정희석 인사부장은 "'~라고 생각합니다' 보다는 '~을 경험했습니다' '~을 실천에 옮긴 적이 있습니다'라는 표현이 행동지향적이어서 훨씬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솔직하게 다 얘기하면 좋아할거예요
외국인 회사의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답변에 맞장구를 잘 치기로 유명하다. 그래야 지원자들이 자기 정보를 죄다 꺼내놓기 때문. 우리 기업들도 비슷한 추세다. 그런데 여기서 좋다고 깔깔거리며 면접관과 함께 맞장구를 치고 나오면 탈락할 확률이 99%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는 질문에도 속지 마라. 지원자의 경계를 늦추게 만드는 덫. 신시아 샤피로는 "면접은 학술회의가 아니며 당신이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기에 적절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충고한다.
면접은 잘 듣는 것보다 잘 말하는 것!
최근 면접의 또 하나의 트렌드는 '경청 자세'를 눈여겨보는 것이다. 신현만 대표는 "능력이 뛰어난 데도 토론 면접 같은 데서 남의 얘기를 잘 안 들어 떨어지는 지원자들이 많다"고 전한다. 또 제아무리 청산유수로 말 잘하는 지원자라도 그것이 모범답안을 외운 거라면 탈락이다. 정희석 부장은 "답변 중간에 흐름을 한번 끊어보는데, 답안을 달달 외운 지원자들은 다시 맥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시아 샤피로는 면접에서 말솜씨가 미치는 영향은 7%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55%는 몸짓, 38%는 목소리 톤이라는 것. 구부정하게 앉거나, 코를 만지작거리거나, 아래쪽을 응시하는 사소한 태도들은 그래서 주의해야 한다.
이 미모로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김순기 팀장은 "아주 구식이거나 튀는 복장이 아니면 된다"면서 "면접관들도 지원자의 외모에 휩쓸리지 않도록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정희석 부장은 "첫인상과 용모에서 풍기는 자신감, 의연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라며 "그것은 타고난 외모가 아니라 지원자의 내면 성찰 정도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패기있게! 당당하게 가는거야!
면접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지원자 1순위는 너무 당당한 사람이다. 자신감이 넘쳐 희망 연봉액수까지 밝히기도 하는데, 당연 감점요인이다. "제가 적임자입니다"라는 노골적 발언도 금물. 너무 절박하거나 지나친 겸손도 불리하다. "제 이력서를 검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뽑아만 주신다면 이 몸 다 바쳐 일하겠습니다" 같은 말들은 삼가라.
탈락엔 분명한 이유가 있겠죠
기업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회사마다 인재를 뽑는 비공식적인 심사기준이 있다는 게 정설. 샤피로에 따르면 "성별·학벌·외모를 포함해 종교·결혼관·자녀양육관·건강상태·성적 취향 등 다양하다"는 것이다. 블로그 등 인터넷에 공개된 개인 자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괴상한 사진, 독특한 습관이 취업을 방해하는 덫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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