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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이야기

영악하지 않아도 잘 산다

 

영악하지 않아도 성공한다

2004. 05. 04.


  우리의 부모님은 우리가 어릴 때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특히 장남이자 내성적이었던 내가 어릴 때 자주 듣던 이야기는

“말 좀 시원시원하게 잘 해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또박또박 표현을 해라”

“욕심을 가지고 영악하게 굴어라”

“남보다 잘 되려고 노력을 해라”

“싸움에선 지지 말고 이겨라”

“경쟁심을 가지고 야무지게 자기 몫을 잘 챙겨라”

“머리를 잘 쓰고 남보다 빠르고 우수해야 이긴다”

“야망을 크게 가져라”

“배짱을 두둑하게 가져야 한다”

“남을 이겨야 산다”

“잡혀 먹기 전에 먼저 잡아먹어라”

“삶(공부 사업 먹고사는 문제)은 전쟁이다 이겨야 승자가 되고 승자가 진리이다” 


어린 나였지만 아버님과 가족들의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기가 싫었다.

경쟁심이 없어도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 되지 남을 이겨야 한다는 것은 좀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고 야망을 크게 가지고 배짱을 가지라는 말도 내게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타고난 천성이 그런데 어떻게 쉽게 고칠 수가 있는가.


욕심도 크게 없고 매사에 자연스럽게 물 흐르는 대로 나를 맡기면서 커 왔다

시험에서 누구를 앞지르려고 더 좋은 대학을 가려고 아등바등한 것은 아니다.

학생으로서 아버지의 아들로서 가문의 장남으로서 또 나 자신의 마음 속 자존심과

목표만큼 묵묵히 해 나가서 이루면 된다 하는 생각으로 지내왔다.


근본적으로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구조이지만 굳이 그런 개념을 도입하여 공부하고 일 하고 노력하지 않더라도 동기부여는 잘 되었었다.

공부는 학생이라면 열심히 해야 하고

열심히 했으면 성적이 올라야 하고

성적이 오르고 실력이 쌓이다 보면 좋은 대학 들어가고

좋은 대학 졸업하면 취직이 잘 되며

취직이 되어서 직장인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주어진 책임을 성실히 다 하면

때가 되면 승진도 하고 월급도 오르는 원리쯤은 말 안 해도 다 아는 사실이다

또한 친구와 잘 사귀면 재미있고 외롭지 않고

친구와 잘 사귀려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잘 해야 하고

희생정신도 있어야 하고

체력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사교적이어야 하고 공부도 어느 정도는 잘 해야 친구를 잘 사귈 수 있다.

노래도 잘 하고 체육도 잘 하고 인심도 쓰고 아무나 하고 잘 사귀고

상대를 존중해 주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내 개성을 보여주고

그렇게 하면 친구와 오래 간다.

누가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았어도 스스로 체득이 되었다.

그러기 위해 조용히 묵묵히 스스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친구도 만나고 했던

것이다. 어떤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특별한 작전을 세우고 특별히 노력하고 하지

않았어도 어느 정도는 내 꿈을 이루어 갈 수 있었다.

물론 주위에서는 영악하지 못하다

바보같이 당하고 산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욕심도 없고 야무지지도 않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다.

특히 난 집에서는 특별히 주장도 강하게 하지 않고 순종적이어서

가족들이 나를 볼 때 답답하고 쑥맥으로 보고 있으리라는 점을 잘 알면서

지냈다.


물론 학교에서는 발표력도 우수하고 반장도 해 봤고 써클의 일도 맡아서 했었고

ROTC 소위로 입대하고 본격적인 지휘자로서 부하를 통솔하고 이끌었으며

사회에 진출하여 간부사원이 될 때까지 부서 내 부서 간 상하간의 인간관계,

동기회 모임 학교 동창모임 그리고 외부 거래선과의 교류 및 인간관계 형성 등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 왔다.


이 과정 중에서도 야망을 가지고 욕심을 내어 남을 누르고 내가 잘 되기 위해서

아등바등 하지는 않았다. 대신 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자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하나하나 실천을 해 왔을 뿐이다.

대기업을 사직하고 중소기업의 총 책임자로 있을 때도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일을 추진하였고 가능한 모든 일을 순리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과학적으로

학연 지연 혈연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자세로 중용의 덕을 발휘하려고 애를 썼다. 그것이 조직에 기여하고 내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양보할 때 양보하고 취할 때 취했고 주장할 때 주장하였고 고집을 부릴 때 고집을 부렸다. 가능한 불의를 배척하고 선의를 존중하였다.

많은 사람들과 최대한 격의 없이 차별을 하지 않고 인간존중을 몸소 체득하려고 노력 해 왔다.


이제

가장 힘들다는 IMF시대를 맞이하기 직전

크게 투자할 돈도 없고 기댈 만한 사람도 없이

나는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 대는 거리로 나 홀로 나와 섰다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을 하는 삶의 격전장에 홀로 서 있다.


그 누가 말했나, 성공을 하려면 꼭 읽어보라던,

군주론 삼국지 흔히 이야기하는 살아남는 지혜의 책들을 한 번도 제대로 읽지 않고

나 자신만을 믿고 그 흔한 종교에 의지도 하지 않은 채

또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나는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다.

야물지도 못하고 야망도 없고 욕심도 없이 난 홀로 무역의 길로 들어섰다


영업과 판매와 사업을 전쟁이라고 선배들과 동료들이 아직도 말하고는 있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왜 전쟁인가

전쟁이라면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남을 먼저 죽여야 하고

남의 땅을 빼앗아 내 땅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사업을 전투처럼 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


내겐 남을 먼저 죽이고 남의 땅을 빼앗고자 하는 욕심도 야망도 없다.

전쟁은 항상 피를 부르고 죽음을 부른다

오늘 내가 이기면 내일은 내가 죽을 수도 있다.

사업이 어찌 전쟁으로 비유될 수 있으랴

내게는 그런 투지와 야심과 욕심과 경쟁심리가 불타오르지도 않고

또 그러고 싶지도 않다.


내가 많이 벌자면 남은 상대적으로 적게 벌 것이고

또 내가 번 것을 모두 싸 가지고 저 세상으로 갈 것도 아니라면

결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닌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위해 사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같이 벌고 같이 살고 나누고 서로 돕고

서로를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

각자의 형편 내에서 성실하고 진솔하게 인생에 일에 고객에게 충실한 무역인이

진정 바람직한 이 시대의 무역인이 아니겠는가.


돈을 보고 돈을 쫓고 돈을 계산하며 모든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돈은 쉽게 벌리지 않는다.

무역의 비결은 상대 경쟁사와의 전투가 아니고

상대 경쟁회사와의 서로 죽이기가 아니고

최소한 무역의 목적과 목표는 내 사업의 상대자(바이어, 고객)과의 공동만족과

공동이익의 추구이며 서로의 인간적 교류이자 나눔이라고 본다.

그 과정 중에서 보람과 행복과 그리고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노력의 대가로서

금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특별한 전투의지도 필요 없고 호전적인 마인드도 요구되지 않으며

야심도 경쟁심리도 필요치 않다.

다만 내 고객의 성장과 발전과 만족을 위해 열심히 도와주고 서로 나누면서

충실하게 책무를 다 하다보면 돈도 생기고 좋은 관계도 맺고 친구도 만들면서

좀더 전문화 되어가고 skill도 쌓이고 요령도 는다

돈을 손에 넣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남을 모함하고 겁주고 가격을 높여

폭리를 취하고 매수하고 이용하고 차버리고 모른 척 하고 인정 없이 매몰차게

내 이익만 취하고 단기적인 비즈니스마인드로 일을 취급하고 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한 고립과 영원한 왕따만이 남게 되고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모든 인생의 가장 큰 경쟁자는 자기 자신이라고 했다.

내가 스스로 나 자신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자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바로 돈의 노예가 되기 쉽상이고

경쟁자의 페이스에 말리고

결국 자기주장과 고집으로는

주관대로 비즈니스를 해 나갈 수가 없다.


영악하거나 야망이 크거나 경쟁심이 강하다거나 남보다 먼저 빨리 더 많이

그 무엇을 해야 한다고 하면 반드시 비교하는 상대가 있게 마련이고 그 보다

더 잘했을 때 또 더 잘하는 상대를 찾아서 또 경쟁을 벌여야 하고

그 끝은 아마도 죽는 날까지 없을 것이다.

내가 어느 상대를 이겼다고 해서 결코 인생의 승리자라고 할 수 없으며

내가 이긴 그 상대가 없어졌을 때 나는 얼마나 허무해 질 것인가.


그것보다는 누구를 이기기 위한 삶이기보다는

내가 세운 스스로의 목표를 달성하고 그 달성하는 방법은

결국 성실하게 하나하나 다가가고 풀어가고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거스르지 않더라도 합리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단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든 장애물은 자기 자신이다.

과도한 욕심과 경쟁심리는 자칫 스스로 함정에 빠뜨리는 무서운 장애물일 뿐이다.

이겨야 하고 이룩해야 하므로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돌격을 하다가

머리가 깨어지기도 하고 상대가 파 놓은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지나친 야망은 자기개발과 자기 노력의 토대가 없을 땐 오히려 점프를 하려다가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막연한 비전을 설정하고 애꿎은 상대를 물고 늘어질 것이 아니고

내 스스로를 컨트롤해 가면서 내 바이어 내 파트너 내 협력업체 내 잠재 고객을

충실하게 만족시키고 내 친구 내 지인 내 가까운 협조자들과 후원자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 궁극적인 비즈니스와 생활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 멋진 성공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몇 사람의 경쟁자를 이기는 것 보다 내 목표를 설정하여 내 노력으로 내 스스로를

극복하면서 충실하게 사는 모습이 더 귀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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