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에 2월 19일 입소한 큰 아들 27살 태호에게
아내는 편지를 썼다. '잘 지내지? 오늘 네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떨어져서 살았나 싶게 몹시 그립구나. 언제 어디에 있거나 자기 몫을 톡톡히 해 내는 늠름한 너로 인해 엄마는 늘 어깨에 힘 주고 살아 왔단다. 모두들 안 먹어도 배가 부르겠다고 하며 부러워하곤 했지 우리 아들 건강해서 그리 힘들지 않고 잘 지내고 있을거라 믿는다. 열매 하나 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 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수 있음을 기억해라.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할 것도 없다.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 되면 나무는 말라 죽는 법인 것 처럼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야 모든 생명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것을 명심하렴 씩씩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고 이기회에 좋은 추억도 만들어 보렴 사랑해 우리 아들' 서울에서 엄마가... 2월 19일 스물일곱에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였다. 앞 줄 좌측에서 4번째가 태호의 모습인데 처음엔 내 아들을 내가 몰라보고 자꾸 지나쳤었다. 요즘 군대가 좋아져서 인터넷으로 아들 사진도 볼 수 있고 편지도 홈페이지에서 써서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2009년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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