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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특별한 미역국

아내가 큰 아들 태호를 낳고 나서

몸조리를 할 땐 무척 더운 한여름이었는데(83년 양력 8월 2일 생)

어머님은 산모가 추우면 안된다고 하여 한여름이지만 방에 불을 넣었고

아내는 이불을 덮고 누워 지냈다.

 

얼마나 더운지 땀이 얼굴에 송글송글 맺혔던 아내의 모습이 떠오르고

어머님께서 끼니 때마다 미역국을 푹 끓여서 큰 국그릇에 가득 퍼서

아내의 밥상을 차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첫 아들 손자를 낳아준 맏며느리가 얼마나 고맙고 대견하였겠는가...

아내는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그 미역국을 참 맛있게 먹던 모습을 난 잊지 못한다.

물론 소고기를 많이 넣고 맛있게 끓여서 미역국 냄새도 참 좋았고

아내가 조금 남긴 미역국을 내가 마저 밥을 말아서 먹기도 하였는데

정말 미역국이 그렇게 맛있는지 그 때 알게 되었다.

 

요즘도 가끔 아내가 내 생일이나 아이들 생일 때면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서 온 식구가 맛있게 먹지만

그 때 그 미역국 맛은 잊지 못한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다.

어제밤 장을 보기 위하여 아내와 난 저녁을 먹고 외출을 하였다가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개스랜지 위에 큰 냄비에 맛있는 미역국이 끓여저 있어서 아내는 깜짝 놀랐다.

어??  이게 뭐야?  미역국이네...

누가 이걸 끓여 놓았나!!??

 

알고보니 막내아들 용호가 우리가 외출한 사이 미역과 소고기를 사와서 정성을 다해 맛있게 끓여 놓은 것이다

아내와 난 막내 용호의 재치와 정성에 감동을 먹었다.

오늘 아침 아내와 난, 용호가 끓인 특별한 미역국을 먹고 출근을 하였다.

참 맛있게 잘 끓였다.

참 맛있게 잘 먹었다.

고맙다 용호야!!!

 

아내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하며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기를.....

 

 

2009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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