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웃이야기

나의 단골집 J 아저씨

 

 

 

 

사업자 등록증도 없이 한 자리에서 28년 사업을 해 왔다.

 

특별히 세무신고는 하지 않지만 1년에 소득세를 60 여만원을 꼬박꼬박 내고 있다.

 

최근에 서울시에서 표준 가판대를 제작하여 제공하여 주었고

제작비 770만원을 저리로 10년 이상 장기 상환하도록 지원이 되었다.

J 아저씨는 이 가판대를 주문하여 깔끔하게 사업장을 정비하였다.

 

서울 시내에 J씨와 같은 일을 하는 곳이 약 3300 군데나 있다.

 

내가 이 곳 J씨와 단골을 튼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종로오피스텔로 이사 온 지 벌써 3년 6개월이 지나가는데 계속 J 아저씨를 이용하고 있다.

 

이 곳은 바로 파고다 공원 동쪽 문 전방 20미터 지점의 구두 미화소(구두 닦는 곳)이다.

 

그 주인공 J 아저씨의 근면 성실 친절을 높이 사고 싶다.

아저씨는 항상 즐겁게 일하고 오 가는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할 뿐만 아니라

구두를 기술적으로 숙달되게 빨리 그러나 반짝반짝 정성을 들여서 잘 닦기 때문에 

내가 계속 이용하게 되었으며

한 곳에서 오랜 기간 동안 구두를 닦았기에 고정 단골 손님이 많은 것 같다. 

항상 닦아야 할 구두가 2~3켤레씩 밀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파고다 공원 동쪽 문쪽에 등을 지고 앉은 지 28년

내가 군대를 제대하고 미원회사에 입사한 후 아내와 결혼을 한 1982년, 벌써 28년이 되었다.

즉 내 결혼한 해에 J 아저씨는 이곳에서 구두를 닦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한 곳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변치않고 구두를 닦은 아저씨의

끈질김도 존경스럽다.

 

구두 수선과 구두 미화업을 신고하고 서비스를 하고 있는 J 아저씨는

이번에 새로 가판대도 제작하여 오는 손님들에게 보다 안락한 장소를 제공하고

더욱 친절하게 구두를 닦고 있으며 나라에 떳떳하게 적지 않은 세금을 내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하고 있다.

얼른 보기에 J 아저씨의 나이는 나와 비슷하거나 한 두살 위로 보인다. 

 

J 아저씨 왈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구두를 이 곳에서 닦으렵니다.

우리는 정년이 없지요.

그런데 최근에 대학에서 구두수선과 구두미화를 전공하는 과가 생길 것이라고 하네요.

드디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자격증이 생기려는가 봅니다.'

하면서 빙그레 웃는 J씨의 모습에서 잔잔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이 곳 파고다 공원의 주변 환경은 썩 좋지 않다.

청결하지도, 번화하지도 않은 곳이다.

빈곤한 도시 노인들의 쉼터인 파고다 공원 주변은 노인들의 삶의 애환과 고단함이 깔려 있는 곳이다.

돈이 없는 노인들에게는 1500원을 받고 구두를 닦아 준다.

일반인에게는 여늬 곳과 마찬가지로 2500원을 받는다.

 

J 아저씨의 하루 수입금액을 내 나름대로 추측해 보았다.

5분에 구두 1 컬례를 닦는다고 보면 하루에 8시간 잡고 60컬례는 족히 될 것 같다.

이 중에 반은 1500원 반은 2500원을 받는다고 볼 때  

평균 2000원 x 60켤례 하면 12만원은 될 것이다.

일요일 빼고 25일 잡으면 300만원 1년에 약 3600만원은 될 것 같다.

물론 가끔 구두수선을 맡겨올 경우도 있지만 이는 고려하지 않았다.

난방비와 가판대 분할 상환금 구두약, 융 등의 원가비용을 제외하면 한 달에

최소 280여만원은 순 수익이 될 것같다.

 

한 곳에서 한 기술로서 한 우물을 팠는데

고작 월 280만원이라면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정년없이 건강이 허락한다면 70세까지 계속 현금을 벌 수 있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된다.

구두를 미화해 주고 수선해 주어서 기분이 좋은 서비스업이고

앞으로 구두 수선 미화 자격증이 생기면 전문직업으로서 J 씨는 더욱 긍지를 가지게 될 것이다.

J 아저씨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기원해 본다.

 

 

2008년 씀

'이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11 대안  (0) 2023.03.24
오학년 오반 인생전략  (0) 2023.03.24
M에게  (0) 2023.03.24
16년 달인  (0) 2023.03.24
대통령과 혈액형  (0)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