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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M에게

M 에게
 
 
세월이 빠르게 흘러 이제 우리가 5학년 5반, 쉰다섯이 되었구나.
 
아직도 조직에 머물면서 월급을 받고 있는 친구야
요즘엔 너와 같은 친구들이 가장 행복해 보이더구나.
때가 되면 적든지 많든지 간에 월급과 보너스가 통장으로 입금이 되니 얼마나 좋으냐
또 부모님 상을 당하거나 자녀들 시집 장가 보낼 때
회사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조문도 하고 축하도 해 주니 쓸쓸하지 않고 또한 든든하지 않니?
가끔 회사 일로써 해외 연수나 출장도 다녀 올 수 있고
자녀 학자금도 지원이 되고,,, 새로운 교육도 받고 자기계발도 하고
직원들과 함께 야유회나 회식자리도 함께 할 수 있고 참 좋지 않니?
 
 
그런데 이제 나이가 많이 차고 보니 이런저런 사연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허허벌판으로
내 몰려 나오는 친구가 자꾸 많이 생기더구나.

계급정년이니, 감원정책이니, 명예퇴직이니 여러가지 경우로 점점 퇴직의 압력을 받고 있는 나이구나. 
그 좋던 따뜻한 직장 내에서 훈훈한 겨울을 보내던 호시절도 끝이 나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허허벌판에 서서 차가운 현실의 바람을 온몸으로 외롭게 막아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니 새삼 불안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구나



하지만 너와 내가 잘 알고 있듯이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이
결국 정든 직장을 언제든 떠나야 하는 것,
누구나 때가 되면 퇴직을 하고, 은퇴를 하고 제 2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
과거처럼 수명이 짧을 때는 이제 그만 일하고 돈 벌지 않고 쉬면서 노후를 즐겨도 되는
나이였지만, 그러나 지금은 80세 90세까지 산다고 하고
70세까지는 건강하므로 마냥 즐기면서 무위도식 하기는 좀 쑥쓰럽기도 하거니와
아내와 단 둘이 집에서 너무 긴 시간 함께 지내기도 힘이 드니
무언가 할 일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구나..


게다가 결혼을 좀 늦게 한 친구들은 아직 아이가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학비도 내어야 하고 사교육비도 드니 우리 나이에 일을 멈추고 가진 돈만 지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거야.
학교를 마치면 자녀들 결혼도 시켜야지...
부부의 노후자금도 마련해야지...
앞으로도 돈이 들어갈 일은 많은데 무언가 벌이가 되는 일을 해야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은
당연할 거야.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을거야.
퇴직금과 그 동안 모아 놓은 자금을 이용하여 조그만 사업이라도 해 볼까?
요즘 은행금리가 낮아서 저축이나 적금을 해도 돈이 되지 않으니 안해본 주식이지만 돈을 불리기 위해
주식투자나 펀드라도 가입하여 수익을 올려볼까?
안전하게 퇴직금과 모아 놓은 여윳돈은 적금에 넣어놓고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경매사, 등등
공부하여 자격증을 따서 활동을 해 볼까?
벌써부터 너무 안일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기술도 없고 주특기도 없으니
아파트나 회사의 경비원으로 취직을 해 볼까... 혹은 영업용 또는 개인택시라도 해 볼까?
아니면 귀농을 하여 몇 년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공기 맑은 곳으로 내려가서 농사라도 지어 볼까?
프랜차이즈로 식당이나 닭요리 전문점을 해 볼까...
24시간 편의점을 해 볼까 등 등 생각은 많지만 여기저기 자문을 구해 본 결과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하니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고 하더구나.. 


내 주변에 이렇다할 성공적인 사례가 없다보니
M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선뜻 해 줄 것이 없어서 미안하구나.
공자님 말씀 같이 들리겠지만,
내가 M에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는,


1. 세상에 쉽고 거저 먹는 것은 없다는 것
2. 욕심이 과하면 반드시 체한다는 것 그래서 결국 잃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
3. 자만심과 자신감이 넘치면 주위에서 충고나 자문을 받지 못하여 편견과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
4. 자기가 해 보지 않았거나 경험하지 않았거나 접해보지 않았던 생경한 일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위험하다는 것
5. 수중에 가지고 있는 현금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출이나 투자를 할 경우 매우 신중하고
    합리적인 검토를 하여 시행하라는 것
6. 초기 투자금액이 내 능력범위 내에서 적정한 수준일 것
6. 하나도 성실, 둘도 성실, 성실하고 인간미를 잃지 말라는 것...
7.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며 잃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것
    즉, 가족, 사랑, 친구, 우정, 나의 신용, 나의 자긍심, 나의 건강, 나의 장점들... 이웃...


2008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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