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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이야기

전종옥 교장선생님 소천

  우리의 큰 선배님 큰 은사님 전 종옥 교장님
이경희(73회) 2012-07-31

 

우리의 큰 선배님 큰 은사님 전 종옥 교장님

chun_jongok_1.jpg


배재 선배님과 후배 여러분

오래 전 1970년대 배재에서 많이 불리워진 용어 하나가

 "2P 3S" 이었습니다.
이것은 그 때 배재 교장님이셨던 전 종옥 목사님의 교육방침입니다.
2P Pioneer Protestantism 의 약자로 개척 정신과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인재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말씀입니다.


3S Spirit, Study, Sports 의 약자로 영()()()

균형잡힌 전인교육을 목표로 한다는 그 분의 교육철학이

담긴 말씀입니다.

그 분은 배재 53회로 1938년에 졸업하시고

감리교 신학교와 미국 Emory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셨습니다.

졸업 후에는 경기여고와 서울 고등학교에서 가르치시다가

목회자로 교회 담임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 발발 후에는 육군 군목 제 1기생으로 입대하시어

군목으로 봉직하시면서 육군사관학교 교목과 교수,

그리고 군종감을 역임하시고 제대하셨습니다.

제대 후에는 감리교 본부 교육국장으로 수고하시다가

배재 교장으로 오셨습니다.

그 분은 대단한 의욕을 가지시고 1968 3월 배재 14대 교장에

부임하시었는데 요즈음 같아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을 하시었습니다.

그것은 이사회의 도움을 받아 100여 명이 되는 전 교직원의

사표를 일괄해서 받으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학교 발전에 문제가 있다 생각되는 교직원

30여명의 사표를 수리하시었습니다.

이 일로 인한 반발은 그 후에도 그에게 커다란 짐이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교육방침 실현을 위해 학교 조직에

커다란 개혁을 하시었는데 그것은 3 S 에 입각한

세 분의 교감제도를 택하신 것입니다.

Spirit, 신앙에 바탕을 둔 인성지도를 위해서는

지도감(指導監,교목실장이 겸임)을두고,

Study, 학생들의 학습지도를 위해서는 종전과 같은 교감(校監),

Sports, 학생들의 건강한 육체를 위해서는 운동감(運動監),

이렇게 세 교감으로 하여금 학생들의 전인교육이

실시되어지도록 획기적인 조직개편을 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가 강조한 것 중 하나가“면학분위기”

교사와 학생 모두가 열심히 가르치고 공부하는

분위기 조성에 힘을 썼고 한 편으로는 능력 있는

좋은 선생님들을 초빙하여 좋은 교육이 이뤄지도록 힘을 쓰셨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한 가지 이상의 운동을 권장하기도 하였고

운동부에 많은 지원을 하는 한 편 운동 장학제도를 통해

우수한 선수들을 스카웃함으로 야구, 럭비, 농구, 축구,

아이스학키, 핑퐁, 유도, 역도, 태권도, 권투 등

여러 종목이 고루 좋은 성적을 올릴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한 편 학생 자치활동을 강조하여 좋은 써클을 조직하고

지원함으로 Yes Club, Search Club 이라던가 MRA,

4H Club, 항공소년대라 불리우던 CAP 등 동아리 모임들이

활발하게 움직여 학생들로 하여금 인격형성을 위한

좋은 경험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음악교사들에게는 교실에서의 음악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음악을 즐기며 부를 수 있는

재미있는 노래들을 모아 “노래의 샘”이란 노래책을

출판하게 하여 학생들이 노래를 즐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한 편 30여개의 기타(Guitar)를 구입 하시고는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을 더욱 즐길 수 있도록 기타반을 운영하게도 하시었습니다.

그래서 쉬는 시간이면 곳곳에서 학생들이 모여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더랬습니다.

그리고 전교생 4부합창을 구상하시어

음악시간과 Chapel 시간을 통해 각 파트 연습을 하게 하고는

운동장 조회 때 전교생이 4부합창을 하게도 하였습니다.

뿐 아니라 새로운 방법의 응원을 지시하여

전교생이 몸 전체로 표현하는 Body Section

음악에 맞추어 갖가지 율동을 하며, 태권도 기본형을 하게 하는

역동적인 응원을 하게 하시었고, 특히 운동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전교생의 우렁차면서도 아름다운 4부합창은 응원의 전혀 새로운 모습을

창출함으로 서울의 여러 신문사로부터 감사장과 응원상 등

많은 찬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 분은 학생들의 복장에도

선구적인 의식을 가지셨었습니다.

그것은 일제시대로 부터 내려온

일본군복 스타일의 교복을 신사복

(회색 바지,곤색 상의)으로 바꾸는 것이었는데

학교 내부에서의 반발로 이루지를 못하였습니다.


또 그 시대 학생들에게 큰 관심거리였던
두발 문제에서도 5cm 까지 허용하는
안을 내셨다가 역시 내부에서 반대가 크자
2-3cm의 스포츠형을 허락하심으로
그래도 당시 고등학교 학생들로는 가장 긴 머리를
기를 수가 있었습니다
.

특히 아쉬운 것 중 하나는 1970년대 초 정동의 학교 부지를

매각하고 학교의 위치를 강남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우셨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동창들로부터“배재가 어떻게 정동골을
떠날 수 있느냐”하는 반대에 부딪히게 되자 “앞으로는 분명히
서울 인구가 한강 남쪽으로 이동할텐데---” 하며
안타까워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그 분이 하신 큰 일 몇 가지를 들면 소공동에 11층높이의

배재빌딩을 지음으로 그 수입을 통해 교직원의 대우를
최상으로 하면서 교사들로 하여금 의욕을 가지고
더욱 좋은 교육을 하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1950년대 말 구황실로부터 구입하였던 하월곡동의 넓은 땅이

4.19 이후 재판에 걸려 10여년 동안 해결이 안 되면서
거의 포기상태였는데 전 교장님이 지혜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시어 1971년에 승소하게 됨으로 그 자원으로
배재의 오랜 숙원이던 배재대학을 대전에 설립하는
큰 일을 하시었습니다.

IMG_5736.JPG

그러나 내가 지난 해 한국으로 오기 전 교장님께 인사 드리기 위해

나성에 갔을 때 그 분이 가장 아쉬워 하며 하신 말씀 중 하나가

당시 서울에 있는 OO대학을 자신의 뜻대로 인수 하지

못 한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그 00대학이 야간대학이라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의 반대가
컸었다는 것입니다.

전 교장님은 내가 좀 더 힘이 있어서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그 대학을 인수하고 또 학교의 교정도 강남으로 옮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고 후회가 된다는 말씀 이셨습니다.

가까이에서 그 분을 늘 뵈올 수 있었던 저로서는
그 분의 학교를 사랑하시는 마음과 열정에
많은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개척자적인 역할에 간혹 심한 반대에
부딪히시기도 하셨지만 그러나 꾸준히 학교를 위해
일을 추진 시켜 나가시는 모습은 퍽 감동스러웠습니다.

chun_jongok_2.jpg

배재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하신 전 종옥 교장님께서는

은퇴후 미국 나성 근교의 Cerritos 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시다가

지난 7 27일 새벽 94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

우리의 큰 선배님이시고 큰 은사이셨던 전 종옥 목사님의 영혼을

하나님께서 따뜻하게 품어 주실 줄 믿습니다.

장례식은 8 4일 나성 근교에 있는

Hollywood Forest Lawn Church에서 거행하게 된다고 합니다.

배재 형님과 아우 여러분, 전 교장님의 모든 유가족 위에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 글은 73회 이경희 선배님(목사님)께서 배재학당총동창회홈페이지에 기고하신 글을 간직하고

싶어 옮겨 실었습니다.

 

필자가 1972년 배재고에 입학하여 공부할 때 당시 교장선생님이셨던 전종옥 선배님께서

94세의 일기로 지난 7월 27일 타계하셨음을 이경희 목사님(필자가 당시 배재고 합창반에서 활동할 때 담당 선생님으로 계심)께서 전 배재인에게 알리시고 전종옥 교장선생님의 큰 발자취를 소상하게

후배들에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후배들에게 큰 교훈을 남기신 두 선배님깨 감사합니다. 

 

2P 3S와 욕위대자 당위인역은 필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삶의 근간이 되고 큰 지표로 삼았던

덕목이었습니다. 전종옥 교장선생님과 배재학당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평소 존경하는 이경희 목사님께 감사드리며, 목사님의 건강하심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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