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避暑)는 시원한 곳에 찾아가서 더위를 피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의 한낮의 온도가 36도를 넘어서 폭염과 찜통더위에 제대로 숨을 쉬기가 어렵다.
왠만한 더위에도 땀을 흘리지 않고 잘 버티던 나였지만 최근에 체중이 늘고 조금만 더워도
참지 못하는 체질로 바뀌어서 피서라는 단어를 실감나게 느끼게 되었다.
피서의 조건은 우선 주위의 기온이 낮아야 한다.
그리고 약간의 바람이 불어서 땀이 마르고 체온이 낮아져야 한다.
피서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찬 수박이나, 시원한 물, 그리고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고
가능한 신체운동을 억제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이러한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피서철 여행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피서여행지는 높은 산을 끼고 흐르는 계곡물 옆의 나무 숲이 가장 좋은 피서지다.
그러나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만만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실제 이용이 편리한 피서지인 깊은 계곡을
찿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좋다고 소문이 나면 인산인해를 이루므로 마땅하지 않다.
서울 근교의 고도가 높은 산 속의 편편한 곳에 나무 그늘이 좋으며 서늘하고 시원한 산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서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높은 곳을 찿게 되어 반갑다.
비록 가까이 물이 흐르지는 않지만, 최근에 여기저기 다녀 본 결과 뜨거운 더위를 피하기 좋은 피서지를
개발하였다.
아침 일찍 찿아가서 돗자리를 깔고 조용하게 명상도 하고 책도 읽고 제철 과일과 간단한 도시락도 먹고
저비용으로 더운 여름 날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
그런데, 피서가 더위를 피하여 여행을 하는 것이란 말은 이론적으로는 맞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한 낮의 뜨거운 백사장의 파라솔 밑에서 더운 열기가 훅훅 들이치는 해수욕장에 더 피서객이 몰린다.
그 뜨거운 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피서를 한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뜨거운 태양아래서 새까맣게 피부를 태워가면서 어떻게 더위를 피한다고 할 수 있는가?
피서가 아니고 호서(好暑) 또는 요서(樂暑)가 된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것일까?
어째든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찿는 바닷가 해수욕장은 피서 아니, 호서와 요서지로 인기가 높다.
또 다른 피서법으로 망서(忘暑, 더위를 잊는 방법)도 좋은 것 같다.
친구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서 행복을 찾는다면 그 순간에는 더위를 잊는
시간이 되고 그 또한 피서의 한 방법이 아닐까...
더운 여름 한낮에 더위에 구속되지 않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찿아보아야 할 것 같다.
공기가 맑은 서울 주변의 외곽이나 농촌은 서울보다 기온이 4-5도 낮다.
바람만 조금씩 불어도 그늘에 앉아서 더위를 잊을 수 있다.
탁 트인 시원한 풍경과 경관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여유가 생기면서 왠만한 더위에 짜증을 내지 않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넓은 강물을 쳐다보고 있어도 강바람에 더위를 다소 잊을 수 있을 것이다.
피서(避暑), 요서(樂暑), 호서(好暑), 망서(忘暑)...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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