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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것들

학교폭력에 대하여

폭력의원이 당선되는데 학교 폭력 없어지겠나?

 

  * 지난해 11월 22일 한미FTA 비준안처리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렸다. 이 사건에 대해 우리사회는 어떻게 대응하였는가?

  
* 국회차원에서는 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이 지난해 12월 국회윤리위에 김의원을 제소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제제가 없는 실정이다.

  
* 김의원을 검찰은 8회의 소환요구 하였으나 김의원은 불응하였다. 그 결과 검찰은 별다른 조사 없이 지난달 23일 김의원을 “특수공무집행 방해와 총포, 도검, 화약류단속법” 위법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 통합진보당은 김의원을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공천하고 김의원은 지역구에서 당선되었다.

  
이 상황을 보면서 몇 가지 과제가 생각된다.

  
첫째. 우리국민은 폭력을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최근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은 어린 학생들이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까지 하고 있다. 학교 폭력이 심각해진 이유 중의 하나는 가해학생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피해자가 속출하니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회의원이 전체 국민이 보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트렸는데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나아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데 재미로 친구 괴롭히는 것이 무슨 큰 죄라고 생각하겠는가?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는가? 국회의원이 논문표절, 성적 비하, 노인 폄하 발언을 하면 크게 문제되는데, 국회 본회의 장에서 최루탄 터뜨리는 폭력은 별것 아니란 말인가? 김의원이 사용한 최루탄은 1987년 연세대에서 직격탄으로 발사되어 이한열씨를 죽게 한 그 모델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회 차원의 일처리도 이해가 안된다. 명백한 불법 폭력사태가 본회의장에서 벌어졌는데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국회법상 폭력행위자의 윤리위회부 시효가 만료되게 되어 박선영 의원이 보다 못해 제소했다고 한다. 제소는 되었으나 동료의원 감싸기와 여야 관계 등을 고려한다는 명분으로 아무런 제재는 없는 실정이다. 국회의장이나 사무처는 검찰에 고발조차 않고 시민단체가 고발하였다. 폭력에 대한 이런 안이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국회가 어떻게 폭력행위 근절을 입법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본회의장 최루탄 사건은 준법정신과 법 앞에 평등 면에서도 문제가 많다. 일반 국민은 먹고 살기위해 길거리에서, 노점상을 하면 강제 철거를 당하는 등 제재를 받는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법을 안 지켜도 괜찮다는 것인가?

  
일전에 미국 워싱턴D.C의 현직 시장이 연방정부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에 참석하였다가 규정을 어기고 시위하였다. 경찰이 일반 시민과 같이 수갑을 채워 시장을 연행하는 장면이 보도 되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정신은 법집행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국회의원, 재벌총수는 법을 어겨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면 일반국민에게 어떻게 법을 지키라고 할 것인가?

  
우리나라에는 목적이 좋으면 수단과 과정에서는 법을 무시해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김의원의 행위를 “의거”라고 표현했다. “한미FTA 날치기 처리를 막은 중요한 역할을 한분”이라고 했다. 자기생각에 국익이나 공익을 위한다는 명분만 있으면 수단 면에서는 법령을 무시해도 좋다고 하는 위험한 발상을 공당의 대표가 아직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울 뿐이다. 과거정권에서 좌파인사들을 불법적으로 고문하였을 때 당시 관련담당자들은 국익을 위해서라고 변명하였다. 현 정부가 식민치하의 과거 일본정부라도 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법치주의가 안 될 경우 그 피해는 힘없는 서민이 보게 된다는 것을 진보인사들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유권자가 국회의원을 선택할 때는 후보자의 자질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유권자는 투표를 통하여 후보자에게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는 최루탄 터뜨린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 김의원의 당선이 우리사회에 폭력을 행해도, 법을 안 지켜도  괜찮다는 뜻으로 오인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최종찬 

    (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 조달청 차장, 기획예산처 차관
 
   (전) 건설교통부 장관, 대통령 정책기획 수석비서관
 
   (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현)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저  서

    최종찬의 신국가개조론, 매일경제신문사, 2008. 6
    
아래를 덥혀야 따뜻해집니다, 나무한그루, 20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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