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은 대한민국 미래의 갈림길이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이다. 우리 국민가운데는 자신을 ‘힘없는 백성’이라고 자조하는 경우가 많다. 결코 그렇지 않다. 일찍이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투표는 탄환보다 강하다(The ballot is stronger than the bullet)”고 말한 바 있다. 소중한 한 표, 한 표의 힘이 제대로 모아졌을 때 투표의 힘은 엄청난 폭발력을 갖는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 보수우파냐, 진보좌파냐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성향이 분명히 드러난 구도 속에서 두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국가의 운명을 좌파의 손에 맡길지, 우파의 손에 맡길지 결정하는 갈림길인 것이다. 제1 야당이 진보좌파와 통합함으로써 한 층 더 좌 쪽으로 기울었다. 색깔 논쟁까지 등장할 정도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보수우파를 지지할 것인지, 진보좌파를 지지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국가안보와 대북정책, 한미FTA 등 국가운명을 좌우할 주요 정책에서 두 진영은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양측은 북한의 핵개발과 천안함 폭침, 북한정권의 인권탄압, 탈북자, 제주 해군기지 건설, 이어도를 넘보는 중국의 태도 등 주요 안보 문제에 대해 크고 작은 대립을 보인다. 한미FTA협정은 폐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선거결과는 대한민국의 안보체제, 경제와 대외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복지정책과 기업정책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오로지 표만 노리는 포퓰리즘 정책들을 쏟아 붓고 있다. 이 분야에 관한 한 여야가 따로 없을 정도로 경쟁적이다. 실제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총선공약에는 반시장적, 반기업적 요소가 너무 많다. 양측이 경제성장을 통한 복지의 확대보다는 각종 규제와 퍼주기 복지 등 좌파적 공약을 무더기로 내놓고 있다. 그래도 자세히 속을 들여다보면 두 진영의 공약에는 차이가 꽤 많다. 이를 구분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결국 이번 총선은 복지를 위해 더 많은 세금부담을 할 것인지, 아닌지의 선택이기도 하다.
▶ 선택의 기준
지지할 이념과 진영을 선택했다면 이제는 훌륭한 능력과 인품을 갖춘 인물을 찾아야 한다. 내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후보들을 상대로 옥석(玉石)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차적으로는 선관위가 집으로 보낸 ‘투표안내와 선거공보’를 보면 판단에 도움이 된다. 선거공보에는 각 후보가 적어도 국민의 기본 의무인 병역과 납세의무를 제대로 지켰는지, 전과자인지 아닌지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꼭 챙겨야 할 판단 기준 몇 가지만 제시한다.
첫째, 국민의 기본 의무를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다. 무엇보다 합법적인 근거를 대지 못하는 병역 기피자는 철저히 가려내 판단 자료로 써야 한다. 최근 5년 동안 세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았거나 거액의 세금을 체납한 후보도 일단 경계의 대상이다. 선거운동 자금의 규모와 조달방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과연 무슨 돈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전과도 세밀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반국가적인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임에도 ‘민주화 운동’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민주화 운동 인사’와 ‘민주화 가면’을 쓴 자는 엄연히 다르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수령으로 받들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을 부정하고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저질러 법의 심판을 받은 바 있는 자라면 현재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불리하면 ‘색깔론’을 내세우며 빠져나가려 해서는 안 된다. 색깔 시비도 필요하다면 있어야 한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전향을 했는지 여부를 확실히 밝히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도리다. 그만큼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은 중요하다. 이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사기, 폭력,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전과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셋째, 18대 국회는 물론 과거 국회, 또는 공개적인 활동에서 욕설과 인격살인, 폭력, 시설물 파괴 등 시정잡배보다 못한 짓을 서슴지 않은 전력이 있는지 여부도 주요 판단기준이어야 한다. 더욱이 정중한 사과도 없이 법의 심판마저 외면하려는 자가 또 국회에 들어온다면 국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국회의원에게는 200여 가지의 특권이 주어진다고 한다. 또 국회의원 한 명에게 4년 동안 들어가는 국민의 혈세는 무려 32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국회의원을 지낸 뒤 65세부터 매달 120만 원씩 지급되는 연금을 빼고도 말이다. 잘못 뽑으면 국민의 세금만 축낼 수 있다. 나라를 망치는 자를 뽑을 수도 있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바로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도 이제는 선거를 통해 우리 정치수준을 한 단계 성숙시키고 선진화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진정으로 존경하고 싶은 정치인들이 나와야 한다. 국가의 미래가 무엇인가? 바로 우리 자녀들의 미래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고속도로일 수도 진흙탕 길일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그 선택은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다.
김강정
(전) MBC보도국장, 논설주간, 경영본부장, iMBC사장, 목포MBC사장
(전) 경원대 교수, 우석대 초빙교수, 방송광고공사 / 수협은행 사외이사
(현) 삼성화재, 동아원(주) 사외이사
(현)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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