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빨간 자선냄비에 편지와 함께 고액수표를 넣고 갔다는
그 따뜻한 손을 생각하며
오늘은 무심히 지나칠 수 없었다.
종을 딸랑거리는 분이나, 옆에 잠깐 쉬고 앉은 분이나
모두 연세가 있으신 구세군 두 분.
감사하다며 인사를 할 때 무안해서 인사를 하고 얼른 돌아섰다.
그래도 마치 미룬 숙제를 한 듯 마음이 홀가분했고
아직 나에게도 눈곱만큼의 온정은 있구나,
스스로 위안한 날이었다.
모두 그 뉴스 덕분이다.
고액을 기부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냥 지나치기는 뭔가 미안한 마음.
좋은 일은 이렇게 감동을 오래도록 준다.
비록 이번 한 달로 그 감정이 사그라지더라도
그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의 마음이 따뜻해졌다면
그 분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가치를
우리에게 심어준 것이다.
어찌 그분뿐이랴.
익명의 많은 손들, 어디선가 도움을 주고 봉사를 하는 분들.
그런 분들로 인하여 사회가 따뜻하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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