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담의 아름다움
담은 낮고 소박할수록 정이 간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아예 담을 없애기도 하고
위압적인 높은 담을 낮추기도 한다.
예전의 철망이나 뾰족한 유리로 겁을 주던 담은
찾아보기 힘들다.
담을 허물거나 낮추는 것은 서로 소통하고자 함이요,
너와 나의 경계를 지우고자 함이다.
돌담이나 흙담 앞에서 편안한 모습의 사진을 담는 것도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담의 소박함과 따스함 때문일 것이다.
안동 하회마을은 기와집과 초가의 어울림이 주는
멋스러움도 있지만, 흙담이 주는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마을 형상이 물 위에 떠있는 연꽃 모습이라
돌담을 쌓으면 무거워서 가라앉는다는 속설 때문에
집마다 흙담을 쌓았다고 한다.
비가 와서 젖거나 쓸려 내려가 담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와를 얹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담 밑에 옹기종기 핀 봉숭아며 노란 키다리꽃
그리고 백일홍을 보면서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낮은 담은 담 너머로 보이는 자연을 매일 느끼고자 하는 마음과
담을 기웃거리는 이웃과 소통하고픈 마음이 만든 배려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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