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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것들

인사동 개나리와 "참만난드르" 찾기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활짝 핀 개나리를 보고 반가와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노란 꽃 본지가 하도 오래 되어서 마치 귀한 손님이 찾아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처음에 믿어지지가 않아서 꽃을 손으로 만져보니 생화가 틀림없다.

정말 봄이 오기는 왔나 보다.

 

 

 

 

 

 

'참만난드르'를 찾아서

 

차 마시는 뜰 - 전통찻집 같은데 조그만 간판이 담벽에 붙어있다.

가회동인지 삼청동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평소 걷는 길에 자주 보아 온 한옥집인데....

 

지난 주, 한 일본 관광객이 내게 서툰 한국말로 길을 묻는다.

 

저어.. 여기를 가고 싶은데요.

"참 만난 드르"에 가고 싶어요

 

나는 일본인 관광객의 발음이 하도 이상해서 고개가 갸웃해졌다.

나는 일본인에게 "다시 한 번 발음을 천천히 해 보세요. 어디라구요?"

 

일본 사람은 천천히 이야기하기를 역시 "참 만 난 드 르"에 가고 싶어요 하며 일본 가타가나로 표기된

건물 이름을 손가락으로 짚어 가리킨다.

일본어로 되어 있는 북촌 가회동 삼청동 일대의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일본인이 가고 싶어하는 "참만난드르"는 분명 그 곳에서 약 100미터 이내에 위치한 곳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일본인에게 나를 따라와 보라고 하여 지도가 가리키는 곳으로 한참을 걸어 올라갔는데

그 이상한 발음의 간판이 붙은 건물을 찾을 수 없었다.

일본인 관광객은 내게 불편을 끼쳐서 미안한지 "아 괜찮습니다. 못 찾으면 가지 않아도 됩니다.

고마왔습니다" 하고 돌아가려고 한다. 나로서도 그 곳을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기는 하였지만 

정확하게 찾아 줄 자신 없어서 그냥 서로 헤어지고 돌아서서 내 갈 길을 가기로 하였다.

일본인 관광객과 헤어지고 약 30미터 언덕으로 올라오다가 보니 담장에 "차 마시는 뜰"이라는 녹색바탕에

흰색 글씨로 쓴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차 마시는 뜰"

"차 마 시 는 뜨 르"

"참 마 시 난 드 르"

"참 맛 난 드 르"

"참 만 난 드 르" .....

 

아! 저거구나. 일본인이 찾는 찻집이름이 바로 저 '차 마시는 뜰'이구나.

 

나는 다시 되돌아 빠른 걸음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찾아 내려갔다. 하지만 이미 일본인은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고 난 찾을 수가 없었다.

 

30미터만 더 올라왔으면 될텐데...

일본 사람은 가타가나로 씌어진 한국의 전통찻집의 이름을 물어 물어 찾았지만

발음이 이상하여 쉽게 찾아주지 못하여 혹시라도 한국의 지도가 찾기 어렵게 만들어져서 불편하다고 생각을

하게 될까봐 내 마음이 불편했다.

 

일본어로 표기하려면 제대로 "차 마 시 는 뜨 르" 정도로 근접한 발음이 나도록 표기를 했어야 하는데

일본어의 발음이 제한적이고 표현이 잘 않되는 문자라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일본어로는 대략 300가지 발음 밖에 표현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 한글은 11,000가지 발음을 자유자재로 표기할 수 있는 우수한 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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