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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이야기

폐업 컨설팅 ??

 

폐업 컨설팅
"작년엔 90%가 창업 상담 방문, 지금은 절반이 폐업 상담입니다"

폐업컨설팅社 4~5년 전보다 3~4배 늘어…

"생존 몸부림 끝 막판 몰린 자영업자 급증"

 

"작년 이맘때만 해도 90%는 창업 상담이었는데, 지금은 절반이 폐업 상담입니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얘기죠." 2003년부터 폐업 컨설팅을 시작한 고경진창업연구소의 고 소장은 "지난달 전체 상담 300여건 가운데 150건이 폐업 상담이었고, 요즘도 하루 10여건씩 폐업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폐업 컨설팅은 기존 영업을 접고 업종을 변경해 재창업 하는 것을 돕는 일도 아우르지만, 요즘 상담자들은 수 년간 3,4번씩 업종을 바꿔가며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다 결국 더 이상 버틸 방법이 없어 '진짜' 폐업을 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고 소장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자영업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업종은 특별한 노하우도 필요 없고 자본도 적게 드는 소규모 주점"이라며 "요즘 주점을 하다 폐업 하겠다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고 전했다. "이런 분들은 이제 그야말로 실업자가 되거나, 막노동 같은 저임금 근로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 소장은 현재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퇴직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업소 하나가 문을 열면 기존 업소 1, 2개는 문 닫아야 할 만큼 자영업 시장이 포화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실업률을 낮춘다는 취지로 소상공인 지원 등의 정책으로 자영업자들을 대거 양산 한 탓도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98년 고 소장이 한 방송사와 함께 진행한 TV 창업 프로그램의 주인공 32명 가운데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초보 자영업자들에게 노하우를 전하고 리모델링도 해주면서,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물론 당사자들이 장사 수완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있죠. 하지만 음식점이나 슈퍼마켓은 프랜차이즈나 대형 마트 때문에 설 자리를 다 잃어버렸고, 의류나 공산품 가게는 온라인에 밀렸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가게도 최근 물가가 워낙 오르고, 불황으로 손님들이 뚝 끊기니 견딜 재간이 없는 것이죠.

" 자영업자들이 망하는 대신 폐업 컨설팅 업체들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고 소장은 "폐업을 도와주는 업체가 4, 5년 전보다 3~4배 급증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는 망하고, 폐업 컨설팅은 호황을 누리는 것이 지금의 경제불황을 딱 보여주는 대목 아니겠습니까."

강희경기자 kbstar@hk.co.kr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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