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서울성곽이 낙산의 등을 타고 흘러흘러 혜화문에 당도하기 전 삼선교에서 혜화동을 잇는
도로로 끊어졌다.
길을 건넜다.
혜화문으로부터 숙정문을 향하여 다시 서울성곽을 따라 걷는데
갑자기 성곽이 없어지고 골목길이 나오더니 가정집과 교회가 나타났고
그리고 큰 학교가 나타났다.
혜화문에서 숙정문까지 서울성곽은 일부 구간에서 심하게 훼손되어 아예 멸실이 된 구간이 있다.
계속 성곽을 찾으면서 두리번거리며 길을 걷고 있는데 낯 익은 학교문이 나타났다.
아, 그 이름 경신중고등학교...
3년간 내가 다닌 경신중학교 후문이 나타났다.
난 교문 앞에 두근거리는 맘으로 다가섰다.
학교 마크가 선명하게 내 눈에 들어왔다.
1969년 갑자기 사라진 입학시험제도 덕분에 은행알 추첨제도에 의하여 중학교에 배정을 받고 보니
경신중학교였다.
사춘기 한창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했던 중학교 3년을 이 곳 언덕위 경신중학교에서 보냈다.
운동장과 학교가 기억에 선하게 남아있다.
뛰어 놀던 옛친구들 생각이 난다.
학창시절에 보지 못했던 동상과 조각작품들이 생겼다.
소나무 아래서 어머님과 졸업사진을 찍었던 곳이고 3학년 3반 학우들과 함께 졸업단체 사진도
여기서 찍었다.
원두우(언더우드목사)가 1885년에 창립하였다.
경신중학교에서 꿈과 희망을 키웠고
김진원, 김유철, 최성진... 그리고 많은 친구들을 기억하게 해 주는 모교의 교정을 걸어 보았다.
1972년 졸업 후 처음 찾아 온 셈이다. 무려 39년의 세월이 지나간 것이다.
경신 중고등학교 정문을 나서니 길 건너에는 큰아들 태호가 졸업한 서울과학고가 떡 자리잡고 있다.
그렇지... 내가 공부했던 경신중학교와 큰아들이 공부했던 서울과학고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있음을 깨달았다.
그 지난 시절에는 학교주변에 서울의 성곽이 있는지.. 또 그 성곽이 그렇게 소중한 것인지 모르고 지냈다.
40년이 지난 오늘 서울성곽을 따라 추억을 따라 걷다보니
내가 다녔던 학교와 큰아들이 다닌 학교가 나란히 붙어있고
우리의 소중한 서울성곽이 경신학교로부터 서울과학고로 이어지고 있었다.
성곽따라 소중한 추억이 따라 흐르고 아들과 이어지는 인연의 성곽길임을 오늘 문득 깨달은 하루였다.
소중한 서울성곽 추억과 인연과 함께 영원히 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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