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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어머님을 여의고

대지는 얼어붙고 흰눈이 온 세상을 덮고 있던 지난 12월 29일

아침에 출근한다며 어머님께 문안을 드렸다

"어머이 용산 갔다올게요"

"그래라"

"낮에도 맛난것 많이 드시고 계세요. 그래야 기운이 나서 고향에도 이번 겨울에 갔다 오지요"

"알았다"

 

난 기억속에 언제 어머니께 뽀뽀를 해드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집에 모시고 온 이후로 집사람이나 딸들이 안볼때면 어머니한테 뽀뽀를 해드린다

그날 아침도 볼에 뽀뽀를 해드렸다

볼에 입을 맞출때의 어머니의 표정을 보면 좋아서 웃기 직전의 모습이랄까

난 그 모습을 즐긴다

그래서 매일 볼에 입을 맞춰드렸나보다, 딸래미나 아내가 안보일때

 

하지만 오후 2시쯤 부터 숨이 가쁘시다며

앉아서 5분 누워서 5분 몸이 편치않으셔 안절부절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보를 접하고 길에서 엉엉 울었다

그간의 회한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화를 붙들고 그야말로 꺼이꺼이 울었다

 

병원밥이 마음에 안드셔 식사를 너무 안하시는것 같아

집에서 극진히 모시면 좋지않을까 싶어 모시고 온지 닷새째

식사량이 점점 늘고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았는데

그만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버리셨다

 

"네 아버지 보내고 난 2년만 더 살란다"

"네 외할머니가 86세에 돌아가셨으니 나도 그만큼만 살란다"며 주술처럼 외우시드만

 거짓말처럼 진짜 87세를 사흘 남기시고 아버지 돌아가신지 2년을 더 사시고 우리 곁을 떠나셨다

오수를 즐기듯 편안한 표정으로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어제 삼우재를 마치고 아버지 어머니가 계신 이천 국립호국원에 다녀왔다

참전 유공자의 부인으로서 안장된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고왔다

 

오래 앓아눕지 않아 기쁘고

마지막을 나의 집에서 함께 해주셔서 고맙고

아내와 딸들이 임종하기 전까지 같이해주어 다행이고

이제 고아가 되었지만 두분이 재회를 해서 손을 붙잡고 얼싸안으셨을 생각하면 행복하다

그리고 많은 조문객들로 나의 형제들은 든든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걱정과 위로를 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어머님은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2월 15일에 봉인사에서 49재를 지내고 나면 그동안 부모로 받았던 모든 사랑을

자식과 아내 그리고 지인들에게 베풀며 살겠습니다

 

다시한번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 되십시오

 

황영수 드림

 

동생 영수네 집에서 어머님은 편안하게 임종을 하셨다.

애 많이 쓴 동생과 제수씨 그리고 두 조카 서림이 서라에게 고맙고

이번 어머님 장례에 함께 참여하여 주신 가족들과 친인척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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