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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미역국 아내가 큰 아들 태호를 낳고 나서 몸조리를 할 땐 무척 더운 한여름이었는데(83년 양력 8월 2일 생) 어머님은 산모가 추우면 안된다고 하여 한여름이지만 방에 불을 넣었고 아내는 이불을 덮고 누워 지냈다. 얼마나 더운지 땀이 얼굴에 송글송글 맺혔던 아내의 모습이 떠오르고 어머님께서 끼니 때마다 미역국을 푹 끓여서 큰 국그릇에 가득 퍼서 아내의 밥상을 차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첫 아들 손자를 낳아준 맏며느리가 얼마나 고맙고 대견하였겠는가... 아내는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그 미역국을 참 맛있게 먹던 모습을 난 잊지 못한다. 물론 소고기를 많이 넣고 맛있게 끓여서 미역국 냄새도 참 좋았고 아내가 조금 남긴 미역국을 내가 마저 밥을 말아서 먹기도 하였는데 정말 미역국이 그렇게 맛있는지 그 때 알게 되었다. 요.. 더보기
다시 찾은 우산 작년에 정들었던 아끼는 좋은 우산을 지하철에서 놓고 내려 잃어버린 적이 있다 그 우산은 큰 아들 학교에 방문했을 때 기념으로 받은 우산인데 품질도 디자인도 색상도 좋았던 우산이라 내가 즐겨 이용하며 아끼던 우산이었는데 그만 잃어버렸다. 오랫동안 난 그 우산에 대한 아쉬움을 잊지 못하고 지냈다. 그러다가 고교동창회에서 받은 좋은 새 우산을 가지고 다니면서 지난 번 잃어버린 우산에 대한 기억과 미련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3주 전, 비가 오던 날 점심식사를 하러 우산을 쓰고 근처 식당에 갔다가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내 새 우산을 찾으니 우산통에 꽂아 두었던 내 우산이 누가 들고 갔는지 없어지고 말았다. 난 아쉬움이 컸다. 왜냐하면 잃어버린 새 우산이 내가 좋아하던 우산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들고 .. 더보기
일석오조 - 새벽운동 6월 10일 퇴원 후 계속 새벽운동을 하여 왔다. 해도 밝지 않은 어두운 6시, 비록 피곤하고 춥고 썰렁한 날씨지만 어김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새벽운동을 간다. 새벽운동을 하다보니 얻은 것이 참 많다. 적어도 일석오조는 되는 것 같다. 1조 새벽운동을 하려면 우선 6시에 기상을 해야한다. 밤 11시 정도에 잠이 들고 아침 6시에 잠을 깨므로 규칙적인 수면습관이 생겨서 좋다. 2조 새벽운동을 하면 폐활량이 커지고 팔 다리 허리 어깨 등 근력이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체력이 강화되는 것을 알수 있다. 3조 새벽운동을 하고 나면 아침 밥맛이 좋다. 아침을 임금님처럼 먹으라는 말도 밥맛이 없으면 그만이다. 운동을 통하여 아침밥을 꼬박꼬박 챙겨서 먹으니 몸의 영양도 고루 갖추게 되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4.. 더보기
가죽장갑과 내복 가죽장갑을 끼고 다니지 않은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물론 내복도 입지 않은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없는데 아마도 20년은 넘은 것 같다. 아무튼 오래 전부터 내복과 장갑은 나와는 거리가 먼 악세서리에 불과하였다. 내복을 입지 않아도 춥지 않았고 장갑을 끼지 않고 다녀도 손이 곱거나 얼지 않았다. 주요한 원인은 지구 온난화가 될 것이고 내가 추위를 많이 타지 않는 건강체질이었다는 생각이다. 장갑을 끼지 않고 다니다 보니 오래전에 사 두었던 밤색 가죽장갑이 가끔씩 눈에 띄다가 며칠 전 찾으려고 하니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내복도 오래 전 입었던 것들은 이미 버린지가 오래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내복을 입지 않는 것이 신사의 기본이라는 말이 있었고, 지구가 따뜻해지고 자가용을 가지고 다니던 그.. 더보기
장모님표 겨울 특찬 장모님표 겨울 특찬 장모님 살아계실 땐, 처가에 가서 장모님께서 구우신 고소한 양념 구이김과 투박한 된장찌개... 직접 담그신 새큼한 총각무 김치와 시원한 동치미를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이 계절이 되면 잊지 못한다. 손수 들기름 바르시고 소금을 뿌려 구우신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김에 뜨거운 밥을 싸서 먹고 총각김치를 앞니로 한 입 가득 베어서 이리저리 씹으면 온 입안으로 퍼지는 새콤함과 달짝지근함이 환상적이다. 총각김치 속에 대단한 것을 넣은 것도 없어 보이는데 어찌 그리 맛이 잘 들었는지.... 그리고, 뜨거운 밥을 먹고 뜨거운 된장찌개를 큰 숟갈로 떠 넣고 한참을 씹다가 시원한 동치미(가끔 살얼음도 떠 있다) 국물과 새콤하게 익은 흰 무를 씹어 먹으면 그 맛 또한 견줄 것이 없을 정도로 우리의 참.. 더보기
감사의 글 흰 눈이 하얗게 쌓인 12월 31일 이 해가 가기 전, 어머님은 저희 곁을 떠나 이천국립호국원에 안장되어 계신 그리운 아버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86세를 일기로 수 많은 사람들의 조문을 받으시며 외롭지 않게 떠나셨습니다. 어머님께서는 평소 자식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살아오신 훌륭하신 어머님이셨고 외할머님이 86세에 돌아가셨다면서 당신도 86세까지만 살다가 가시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이셨는데 결국 당신의 뜻대로 이 해를 넘기지 않으시고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 하시고 86세에 편안하게 아버님곁으로 돌아가셔서 자식들의 마음은 마냥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어제, 새해 2일에 삼우재를 지냈고 돌아오는 2월 15일에 봉인사에서 49재를 지낼 계획입니다. 어머님의 장례식에 방문하여 주셔서 조의를 표하여 주시고 유족들에게 .. 더보기
오학년 오반 인생전략 5학년 5반이 되었다. 55세 오땡이다. 가장 애매한 나이이다. 어느덧 우리 나이도 결국 55세가 된 것이다. 25세 청년시절에는 하늘이 높은 줄 땅이 넓은 줄도 모르고 50세라는 나이가 과연 내게도 올 것이라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30살엔 꺾어진 환갑이라고 했고, 35세가 되던 해에는 꺾어진 70이라고 했었다. 40세가 되어서는 인생 반 살았다고 했었지만 실질적으로 나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없었다. 그랬던 우리가 50 지천명이 되고 세월이 살같이 흘러서 55살이 되었다. 55세를 맞이한 지금의 우리는 왠지 살짝 서글픈 마음이다. 60이 되면 노인이라고 칭한다. 우리는 곧 노령인구에 포함이 될 전망이다. 아무리 마음도 젊고 주름도 없고 건강하니 나는 결코 노인이 아니라고 고집해도 우리 사회에서는 60.. 더보기
나의 단골집 J 아저씨 사업자 등록증도 없이 한 자리에서 28년 사업을 해 왔다. 특별히 세무신고는 하지 않지만 1년에 소득세를 60 여만원을 꼬박꼬박 내고 있다. 최근에 서울시에서 표준 가판대를 제작하여 제공하여 주었고 제작비 770만원을 저리로 10년 이상 장기 상환하도록 지원이 되었다. J 아저씨는 이 가판대를 주문하여 깔끔하게 사업장을 정비하였다. 서울 시내에 J씨와 같은 일을 하는 곳이 약 3300 군데나 있다. 내가 이 곳 J씨와 단골을 튼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종로오피스텔로 이사 온 지 벌써 3년 6개월이 지나가는데 계속 J 아저씨를 이용하고 있다. 이 곳은 바로 파고다 공원 동쪽 문 전방 20미터 지점의 구두 미화소(구두 닦는 곳)이다. 그 주인공 J 아저씨의 근면 성실 친절을 높이 사고 싶다. 아저씨는 항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