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5반이 되었다.
55세 오땡이다. 가장 애매한 나이이다. 어느덧 우리 나이도 결국 55세가 된 것이다. 25세 청년시절에는 하늘이 높은 줄 땅이 넓은 줄도 모르고 50세라는 나이가 과연 내게도 올 것이라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30살엔 꺾어진 환갑이라고 했고, 35세가 되던 해에는 꺾어진 70이라고 했었다. 40세가 되어서는 인생 반 살았다고 했었지만 실질적으로 나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없었다. 그랬던 우리가 50 지천명이 되고 세월이 살같이 흘러서 55살이 되었다. 55세를 맞이한 지금의 우리는 왠지 살짝 서글픈 마음이다. 60이 되면 노인이라고 칭한다. 우리는 곧 노령인구에 포함이 될 전망이다. 아무리 마음도 젊고 주름도 없고 건강하니 나는 결코 노인이 아니라고 고집해도 우리 사회에서는 60이 넘으면 노인이라고 예우를 하여 연금도 지급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생긴다. 노인의 대열로 진입하는 길목이자 갈림길인 55세가 된 지금 약간 의기가 소침해 진다. 오학년 오반은 취직도 불가능하고 새로운 투자 사업을 벌이기도 두려운 나이이고 그렇다고 집에서 놀고 빈둥거리기도 애매한 젊은 나이이며 노인 축에도 못 끼고 노인 행세도 못한다. 가장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나이다. 잘 나가는 친구는 큰 사업체 사장이거나 대기업의 전무나 사장자리를 차지하고 공무원이라면 국장급 장관자리도 넘 볼 나이이다. 교직에 있다면 교감이나 교장이 되었고 군에 남아 있다면 two star정도로 사단장은 되어 있다.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는 친구들은 대기업에서 갓 퇴직하여 백수로 남아 있거나 자기 사업하다가 있는 돈 날리고 빚을 많이 진 상황이거나 지금 사업은 벌여 놓고는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로 명함만 사장인 친구도 있다. 자신의 과거 체면이나 위신을 생각하지 않고 실리적인 마인드를 갖고 주택관리사 시험을 보아 합격하여 주택관리소장이 되어 월급을 받고 있거나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여 부동산중개사무실 내어 놓고 어려운 주택경기의 칼바람을 온 몸으로 맞고 있거나... 등 등.. 고와 저가 크게 벌어져 있는 시기가 바로 오땡이다. 55세에 직장을 그만두고 특별한 주특기가 없는 친구에게 해 줄 말은 무엇인가? 생각같아서는 퇴직금 아껴쓰면서 절약하면서 아무일도 하지 말고 쉬는 것이 장땡이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가만히 집에서 무위도식 하기가 쑥스럽다고 해서 소질도 없으면서 선뜻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는 식으로 사업을 시작하다보면 퇴직금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지금같이 팍팍한 세상에서 손 쉽게 돈 벌 수 있는 사업거리가 있을 리 만무다. 기껏 해 줄 수 있는 충고는 '어려운 시기에는 몸이 건강해야 한다.' 라는 말이다. 병원비 들어가면서 가족들에게 불편을 끼치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주눅 들지 말고 희망과 자긍심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라고 충고할 뿐이다. 오땡, 오학년 오반의 인생전략이 가장 어려운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어느 누구든지 성공적인 오학년 오반의 인생전략을 가지고 있다면 친구들을 위해서 살짝 공개 좀 해 주면 좋겠다. 2008년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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