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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것들

기다림 - 맛의 미학

 

 

 

 

 

 

 

 

한국인의 입맛을 길들여 놓은 전통음식들

 

된장

청국장

고추장

간장

각종 젓갈

장아찌

김치

묵은지

 

각종 나물(무말랭이, 곰취, 가지나물, 고구마순, ..... 무수히 많다)

시래기

황태

곶감

 

한겨울 얼리고 녹이고 말리고 얼리고 녹이고 말리고를 반복하여 만든 재료를

 

밥상에 올리기 위해서는 녹이고 불리고 두드리고, 다시 뜨거운 물에 데치고 삶고 ....

 

 

긴 시간

수 많은 손길과 손질

정성과 요령이 몸에 익지 않고서는 도저히 맛을 볼 수 없는 음식이 우리에겐 너무 많다.

 

가자미 숙회

홍어회

말린 문어, 오징어

말린 조개살 홍합

자반고등어

과메기...

 

과일주

전통민속주

동동주

 

두부

식혜

수정과

 

모두가 깊은 맛과 진한 맛 그리고 오묘한 맛을 함께 내어 주는

신비한 한국의 전통음식이다.

 

 

곰국도 사골 우거지탕도 설렁탕도 오래 오래 고아야 깊은 맛이 나는 것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고맙다.

 

위 전통음식의 공통점은

바로 '기다림'

숙성과 발효,

익도록 기다리는 은근한 끈질김이 없으면 우리 전통음식의 참맛은 보기 어렵다.

 

인스탄트식품을 주로 먹는 서양인들

익히지 않은 음식을 날 것으로 주로 먹는 바닷가 사람들이나, 에스키모인이나, 식인종의 경우에는

우리 전통음식이 가지고 있는 풍미는 맛 볼 기회가 없다.

곰삭은 맛

코끝이 징하거나 짜릿한 냄새와 맛은 오로지 기다림으로 숙성된 우리 전통음식의 맛과 향이다.

 

6년을 기다려 수확한 6년근 인삼을 다시 홍삼으로 가공하고

또다시 홍삼을 꿀에 재어서

조금씩 오랫동안 먹는 민족,

천천히 그리고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서 세월이 녹아들어 신비한 맛을 발휘하는 

전통음식,

그 완숙의 맛을 지키고 전수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조상님들과

오늘의 우리들과

그리고 앞으로의 후손들이

기다림에 익숙한 성숙한 민족으로 계속 남아야만 한다.

 

 

2008년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