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썩을수록 향기로운 모과처럼

 

 

 

 

썩을수록 향기로운 모과처럼


물안개를 무장무장 피어 올리는 호수를 보러 나선
이른 새벽의 산책길에서였지요
시인은 모과나무 아래를 지나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푸른빛의 모과 한 알을 주워 내게 건네주었습니다.
벌레 먹은 자리가 시커멓게 변색되어 마악 썩기 시작한
못 생긴 모과 한 알.
별 생각 없이 받아 차 안에 던져 놓았었는데
차를 탈 때마다 달콤한 향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향기의 정체가 궁금하여 차 안을 뒤지다가
노랗게 잘 익은 문제의 모과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구석에서 익어가며, 썩어가며 향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세 번 놀라게 만드는 나무가 모과나무이지요.
못생긴 모양에 놀라고, 향기에 놀라고, 마지막 떫은맛에 놀라고 마는.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생겨날 만큼
나무참외란 뜻의 목과(木瓜)에서 비롯된 모과란 이름이
못생긴 것들의 대명사가 된 데에는 외양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시각이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썩어가면서도 향기로운 모과처럼
사람도 나이 들수록 향기로울 수는 없는 것인지.
시인이 제게 건네준 모과 한 알 속엔
그런 숨은 뜻이 담겨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 백승훈 님, '썩을수록 향기로운 모과처럼' -

 

 

////////////////////////////////////////////////////////////////////////////////////////

 

 

 

 

 

사람도 과일만큼이나 경이로운 삶을 살아가며 축복을 선사합니다.

 

아기로 태어남으로 많은 가족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고

 

열심히 배우고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친구들과 가족들과 사회와 국가에 기쁨을 선사하고

 

아내와 자식과 부모와 이웃에게 보람과 즐거움과 행복을 선물합니다.

 

비록 흙으로 돌아갈지라도

 

이름 석자를 남기고 떠나는

 

인간 또한 향기가 나는 귀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