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리더십
미국의 유명한 경영대학원의 수업 중에 있었던 일화입니다.
강의실은 로마의 원형 극장과 비슷하며,
85명의 1학년 학생들이 반원 형태로 둘러 앉아 있고
교수는 맨 아래 중앙에 서 있습니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해고가 당사자와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교수가 가상의 기업에서 벌어진 사례를 설명하면서 학생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이 최고경영자라면 어떻게 할 겁니까?”
“그를 해고 해야죠”, 한 학생이 주저 없이 대답합니다. 확신에 차 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 학생의 눈을 보면서 교수가 말합니다.
“교실에서 나가주십시오. 책을 들고 여기서 당장 나가주십시오.”
“뭐라고요?”, 그 학생이 당황해하며 말합니다.
“나가라고! 학생은 더 이상 내 수업을 들을 자격이 없어. 다신 수업에 들어오지 마”,
교수가 소리 지릅니다. 목소리는 단호합니다.
순간 강의실에는 불편한 침묵이 흐릅니다.
학생들 표정은 가지각색이지만 모두들 충격을 받은 듯합니다.
그 학생의 눈은 교수에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F를 피하기 위한 그의 눈은 간절합니다.
그러나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학생은 소지품을 챙겨 출구 쪽으로 향합니다.
복도를 따라 걷는 그의 어깨는 축 처져 있습니다. 걸을 힘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 몇 명이 수근 댑니다. 어떤 학생들은 서로 에게 귓속말을 합니다.
학생들은 이 사건의 원인을 찾기 위해 온갖 추측을 해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아마 지난 수업 때 지각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아.”
“아냐, 저 교수님은 지각한 사람에게 패널티는 부과하지만 수업에서 내쫓지는 않아.
지각한 사람이 저 친구 하나도 아니잖아.“
“오늘 교수 기분이 엿 같은 것 같은데, 마누라랑 싸웠나...”
“저 친구 불쌍하게 됐군. 아마 우리 교수님은 종신고용제를 지지하는 것 같아.
얼마 전에 신문사에 기고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저 친구 대답이 교수의 신경을 그은 거야. 분명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학생을 내쫓아?
이제 우린 입 다물고 살아야겠네. 참나 어이없어.”
“자네도 입 조심해. 교수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어쨌든 이 수업에서 F받으면 우린 끝장이야. 교수 신경 거슬리지 않게 조심해야지.”
그 학생이 출입문에 거의 다다랐을 때, 교수가 입을 엽니다.
“돌아와 앉으세요.”
학생이 놀라 커진 눈으로 교수를 바라봅니다.
다른 학생들의 눈도 그 만큼 커졌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교수에게 집중합니다.
이윽고 교수가 그 학생과 다른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합니다. “자 이제 해고당한 기분이 어떤지 알겠지요?
수근 거리던 학생들의 입에서 “아...!”
- 조안 마그레타 <경영이란 무엇인가?>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