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우수가 지난 지 일주일,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아마도 이 겨울의 마지막 눈일성 싶다.
어젯밤 집 뜰에 내려 앉은 눈을 사진에 담았다.
밤엔 눈 방울이 제법 굵어져 내리는 대로 쌓여간다.
새벽에 잠이 깨어
일찌감치 사무실로 출근을 하였다.
어제 내린 눈으로 자동차들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차창 밖으로 쌓인 정겨운 눈 풍경을 유심히 본다.
이번 눈이 이 겨울의 마지막 눈일 것만 같아서 오늘 실컷 보아두지 않으면
이제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할 것이기에...
사무실에 도착하여 창 밖으로 보이는 하얀 풍경을 사진에 담아서 기억하기로 하였다.
바깥이 아직 어두워서 자동으로 후레쉬가 터져 사진에 후레쉬 불빛이 나타난다.
기다렸다가 날이 점점 밝아오면서 다시 찍은 교동초등학교 교정이다.
한국에서 교동국민학교는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이다.
요즘 비즈니스 협력 차 자주 내 사무실을 찾아 주는 3-8반 김기태 동기가 교동국등학교 출신이고
3학년 7반 쥬피터프로젝트 임병남 동기는 재동국민학교 출신이다.
학교 교정 뒤로는 3-3반 박범신(뉴시스)의 사무실이 눈에 잡힐 듯 하다.
봄 방학이라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학교의 아늑한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 눈장난을 치던 옛 추억이 떠오른다.
사무실 안에도 형광등을 켜야 보인다.
오피스텔 좌측과 전방에는 한옥이 나지막이 눈 속에 아직 새벽이다.
개발이 곧 되어서 공원이 들어선다는 희망적이면서도 불만족스러운 소문이 나 있다.
오래된 이곳 주민들은 개발을 원하면서도 정든 집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괴로움도 있다.
멀리 인왕산과 새 주인을 맞이한 파란기와집도 온통 흰 눈으로 덮여서
조용하기만 하다. 저 산 밑에 임병남의 쥬피터프로젝트 사무실이 있다.
3-6반 친구 윤태덕동기가 찾아와 눈 구경을 하고나서 같이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다시 들어와 보니 친구와 함께 찾아 온 봄기운과
따스한 햇살에 흰눈은 어느새 녹아 온데 간데 찾을 길이 없다.
어느새 봄이 왔나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