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사에는 인상 깊은 글귀들과 다른 절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몇 가지를 볼 수 있다.
화장실에 써 붙여 놓은 글귀도 정성이 깃들어 있고 읽는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곳 종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또는 수행을 하고 있는 스님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표현들이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저단 기어를 사용하여 저속으로 봉인사에 다다랐다.
저 지장전에서
장모님 49재를 올리게 된다. 천도제도 겸한다.
이 봉인사에서 오래 전 장인어른의 천도제도 지냈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절도 오래 되었고 인연도 깊다 아니할 수 없다.
종무소와 식당 그리고 수행을 하는 건물
절의 입구 우측편에 찾아오는 불자와 행려자들의 목을 축여주는 약수터가 있다.
새로 짓고 있는 지장전의 지붕을 동기와로 잇고자 방문객들의 헌금을 통해 동기와를 팔고
그 기와에 축원문을 쓰도록 하고 있다.
지장전 - 2층엔 대 법당이 있고 1층엔 대 강당이 있다.
아마도 최근에 건축한 납골당인 것 같다.
1250명의 나한님 성상이 인상적이다. 1250명의 나한님의 모습과 표정은 모두 서로 달라
나한님을 조각한 조각가의 정성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오래된 큰 법당은 언덕 위에 있다.
봉인사는 산속에 파 묻히고 눈 속에 묻혀서 고요하기 짝이 없다.
오래 전 이 절에 고시생들이 묵어가며 공부를 했었다고 형님이 들려 주셨다.
그 때부터 맺은 인연으로 난 이 곳 봉인사에 이렇게 서 있다.
저 산길로 돌아 올라가면 산책로가 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아침부터 많이 내린 눈길을 조심조심 달려서 봉인사에 닿았다.
장모님 극락왕생을 빌며 49재, 천도제를 모시기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숙연한 자세로 절 앞에 섰다.
고요한 절 아름다운 봉인사.
지장전에 제 준비를 끝내고,
스님들의 인도로 정성을 다해 천도제까지 마치고,
장모님의 유품을 태우는 순간까지
굵은 눈발이 그칠 줄 모른다.
세상의 남아 있는 모든 흠결을 마치 장모님께서 흰눈으로 가득 덮어 주고
용서하시며, 쓰다듬으며
극락으로 가시는 마지막 발 길도 하얗게 덮인 눈 양탄자를 밟고 가시리라.
스님께서는
자 이제 모두 끝났습니다.
극락으로 가셨습니다. 극락에서 또 훗날 같이 만날 것입니다.
모두 슬픔을 잊고 충실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도록 하십시요.
하시며 위로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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