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것들

향수

 

 

 

 

 

 

 

향  수

                                                               정지용 시/김희갑 곡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음~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집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이야

음 ~

 

흙에서 자란 내 마음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누이와

아무렇지도 안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

 

하늘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우리들의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교 신입생 역사탐방  (0) 2015.04.22
고비나물과 쑥 부침개  (0) 2015.04.20
좋은 학교 3  (0) 2015.03.17
좋은 학교 2  (0) 2015.03.17
좋은 학교 1  (0) 201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