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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함께

가을의 빛깔

산청 부모님 집 뒷밭에서 키운 고추를 이웃 아저씨가 택배로 보내주셨다.

망가지고 벌레먹은 놈들은 솎아서 버리고

제대로 모양과 색이 나는 놈들만 골라서 꼭지를 떼어버리고

빌라 앞마당에서 햇볕에 널어 말리고 있다.

가을의 색은 단연 붉은색이다.

빨간색이라고 하는 표현보다 붉은 색이 좀 더 친근하다. 붉은 색이 전해 주는 느낌은

마치 불이 붙은 것 같은 빨간색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고추는 우리 생활에 없서서는 않되는 양념이다. 한여름 풋고추는 칼국수나 매운탕을 끓일 때 필요하고

다 익은 빨간 고추는 잘 말려서 빻으면

고추장과 고추가루로 다시 태어나서 각종 음식에 붉은 빛깔과 매운 맛을 내는 데 꼭 필요하다.

곱게 갈아서 고추장을 담고 굵게 갈아서 김장할 때 넣고

어중간하게 갈아서 음식 만들 때 넣어 먹는다.

어떤 놈은 색깔이 붉다 못해서 검붉은 빛을 내고 어떤 고추는 밝은 붉은 색을 띄기도 한다.

같은 밭에 같은 씨를 뿌려서 자란 고추이지만 한 나무에 열린 고추도 제각각으로 생기었고

제 각각의 빛깔이다.

 

 

 

올해 고추농사는 잘 된 편이라고 하였다.

고추는 병충해에 매우 취약하여 제대로 잘 익은 놈을 거두기가 어렵다고 한다.

풋고추는 밭에서 바로 따서 깨끗이 씻어서 된장에 찍어 먹으면 풋내와 함께 밥맛을 돋구어 준다.

대신 길이는 가운데 손가락 정도의 크기에 부드러운 놈들을 따서 먹어야 맛이 있다.

 

 

 

 멀리 북악산에는 오늘 제법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 가을의 자태를 서서히 나타내고 있다.

운현궁 안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아직은 물이 들지 않아서 조금 더 기다려야 노랗고 붉은 단풍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북악산 단풍나무가 푸른 숲 사이에 듬성 듬성 빨간빛을 띄우고 어떤 나무는 노란빛을 더해가고 있다.

 

 

역시 가을의 빛깔은 붉은 색과 노란 색이다.

파란 가을 하늘과 대조를 이루면서 붉은 단풍과 노란 단풍이 함께 물들면

사람들의 마음은 공연히 설레이고 마음이 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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