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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것들

안녕들하십니까? - 한치영 작사/작곡

기사 관련 사진
 한치영씨가 작사작곡한 '안녕들 하십니까?' 악보

ⓒ 한치영

 

 


 

 

 

오카리나(흙피리) 연주자인 아들 한태주(27)와 함께 지리산에 살면서 인생과 자연을 노래하던 생태가수 한치영(57). 그가 새 노래를 만들었다.

그런데 새 노래는 이전의 노래와 딴판인 시국 노래다. 그가 노래로 항의하고 나선 것은 평화와 자유를 빼앗은 정권 때문이다.

싱어송 라이터인 한씨는 포크락으로 만든 '안녕들 하십니까?'를 직접 불렀다. 여기에 목수, 두부 요리가, 공동체 운동가, 귀농인 등 남원시 산내마을 주민들이 합창으로 참여했다.

한씨는 '안녕들 하십니까?'에서 "폭력이 촛불을 덮치고/ 언론이 거짓을 말할 때/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다. 2절에서는 "권력이 정의를 덮치고/ 거짓이 진실을 말할 때/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거듭 묻는다. 그러면서 "진실을 얘기할 때/ 정의를 외~칠 때/ 우리가 주인임을 노래할 때"에야 비로소 빼앗긴 안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노래한다. 그렇게 안녕을 회복한 세상에서 평화를 이야기하고, 통일을 외치자고 호소한다.

한씨는 국민대에 재학 중이던 1982년 '결사대'란 이름의 트리오로 제3회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금상을 수상했고, ROTC로 군복무하다 청와대 경호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가 노래한 음반은 <할미꽃>(1991년), <이것 참 잘돼야 할 텐데>(1996년), <아! 해남>(1999년), <광개토대왕>(2000년), <우리들의 시인>(2003년). <우릉아저씨의 가족동요>(2011년) 등이 있다.

음풍농월하고 지내기엔 부끄러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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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가수 한치영씨.
ⓒ 한치영

 

다음은 24일 한치영씨와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이다.

- 안녕들 하십니까?는 언제 만들었나?
"지난 21일 만들어서 22일 녹음했다."

- 왜 만들었나?
"가톨릭 신부들이 박근혜정권에게 부정선거에 대해 책임지라고 하자 신부들 마저 종북으로 몰았다. 권력의 횡포가 도를 지나친 것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 또한 '안녕들 하십니까?' 바람이 부는 것을 보면서 산속에 사는 음악가이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서 노래를 만들었다."

- 자작곡한 노래 중에서 시국노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30여 년 노래하면서 시국 노래를 만들거나 부른 적은 없다. 그런데 지금은 음풍농월하고 지내기엔 너무 부끄러운 시대다.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시대를 비판하면 종북 빨갱이로 모는 암울한 시대다. 그래서 종북몰이에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차단된 것을 보다 못해 노래로 항의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말만 민주공화국이지 할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닌 것 같다."

- 지리산은 안녕한가?
"지리산의 겨울은 몹시 춥다. 마을 사람들은 추위를 달래기 위해서라도 따듯한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요즘은 서로들 속상해서 인사하기를 꺼려한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안녕은 무슨 안녕이냐!'는 인사가 오간다. 빼앗긴 '안녕'을 속히 되찾아야 마을 사람들의 상한 마음이 회복될 수 있을 것 같다.

- 노래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한 바람은 무엇인가.
"이 추위에 서울역과 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을 보면 미안하고 가슴아프다.  시민들이 '안녕들 하십니까?'를 부르면서 따듯한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 노래를 부르다보면 감동의 힘이 생기는데 그 힘은 폭력의 힘보다 크다. 시린 손을 서로 잡고 따듯하게 노래를 부르면서 정권의 폭력과 횡포에 맞서는 아름다운 싸움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