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점심은 특별하였다.
새문안길에 위치한 서울역사박물관 1층에 친구가 예약해 둔 '콩두'라는 음식점에서의 점심식사,
처음 제공된 야채샐러드에는 굴튀김이 곁들여져 미각을 돋워주었다.
그리고 나서 미역을 갈아 넣고 성게알을 넣어 끓인 스프를 가져다 준다.
바다 냄새가 가득한 미역성게알 스프의 맛이 독특하였다.
흰 쌀밥에 오징어 젓, 보리굴비 중크기 1마리, 김치, 멸치볶음, 고추장아찌무침,
녹차주전자와 빈 대접을 가져다 주었다.
연두빛의 녹차물을 빈 대접에 붓고 흰 쌀밥을 녹차물에 말아서 보리굴비와 함께 먹는다.
어린 시절 어머님이 귀한 손님이 오셨거나 소중한 기념일이 되면 먹었을 법한 밥상이다.
굴비 가격이 워낙 비싸서 평소 집에서 먹기는 어려운 메뉴다.
간이 적당하게 배어있고 꾸덕하게 말라 곰삭은 굴비가 잘 구워져 나오므로 살을 발라서
찬 녹차물에 흰 밥을 말아서 함께 먹으니 짜지도 않고 구수하고 감칠맛이 별미였다.
기본 반찬 : 오징어 젓, 김치, 고추장아찌 무침, 멸치볶음.... 굴비 한 마리...
무료로 제공된 홍삼막걸리도 향과 맛이 그윽하여 굴비와 잘 어울린다.
식후 디저트로는 오미자 배즙과 달콤한 단팥죽 그리고 따끈따끈한 보리빵이 제공되는데....
건강에 좋고 소화가 잘 되며 영양이 풍부하여 중년, 노년층은 매우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메뉴다.
우리의 맛, 우리의 고유 음식을 역사박물관 내에서 먹으니 격이 맞는다.
아쉽게도 월요일에는 서울역사박물관을 개방하지 않아 구경은 하지 못하였다.
점심식사 후 친구와 서울역사박물관 뒤에 있는 경희궁터를 걷는다.
커다란 고목나무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쇠파이프로 받쳐놓았다.
오래된 나무에 대한 시민들은 애정을 남다르다. 지차체도 고목나무 보전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경희궁 숭정문
경희궁에는 정전인 숭정전과 편전인 자정전, 침전인 융복전, 회상전 등 100여동의 크고 작은 건물이
있었는데 일제 강점기인 1910년 일본인 학교였던 경성중학교가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궁궐 건물이
헐려 나갔고, 그 면적도 절반 정도로 축소되어 궁궐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이조 후기 1617년 광해군 9년에 짓기 시작하여 1623년에 완성하였다. 처음 명칭은 경덕궁이었는데
원종의 시호인 경덕(慶德)과 같은 발음이라하여 1760년 경희궁으로 바뀌었다. 인조 이후 철종에
이르기까지 10대에 걸쳐 임금들이 경희궁에 머물렀는데, 특히 영조는 체세의 절반을 여기서 보냈다고 한다.
우리들의 것은 고유의 음식과 고유의 건축물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한국적인 것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따뜻한 애정도 우리들의 자랑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