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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기름짜는 방아간

 

서울에서 서너 곳의 방아간을 다녀보았지만 어느 곳도 들기름을 짜기가 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우리가 짜고자 하는 들깨의 량이 작아서 아예 기름을 짜지 못한다.

혹은 우리가 가져간 깨에다가 자기들 깨를 보태어서 같이 짜 줄 수는 있다.

들깨를 자기들에게 주고 짜 놓은 중국산을 가져가라

무조건 한 번 짜면 1만원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기름을 짜지 못하고 시골로 가져 내려왔다.

 

그런데 8월 9일 휴가차 산청에 가서

산청읍내에 있는 '오부방아간'에서 운 좋게도 3000원에 들기름을 짤 수가 있었다.

오부방아간 아주머니는 친절도 하셨고 

매일 기름 짤 것이 많아서 무엇이든 값싸게 기름을 짜 준다고 했다.

조금 전 참기름을 짜서 그런지 벌써 볶음기계는 예열이 되어 있었다.

여기에다 깨를 붓고 스위치를 넣으면 약 5~7분만에 푸른 연기가 나면서 들깨가

고소하게 볶아진다.

기계 내부에는 달굼판 위에서 들깨가 볶아지며 회전 날이 두개가 계속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들깨가 타지 않고 골고루 섞어지면서 볶아 준다.

 

 

이 기계는 볶아서 뜨거워진 들깨를 식히는 기계다.

이 기계를 두번 통과하니 들깨가 식는다.

 

 

유압프레스의 실린더 내에다가 거름판을 먼저 넣고 볶은 들깨를 부어 넣고 스텐레스 판으로 덮은 후

스위치를 누르면 기름이 다 짜질 때까지 고압으로 눌러서 자동으로 기름을 짜 준다.

기름이 다 짜지고 나면 삑삑 기계가 신호를 보낸다.

짜여진 기름은 아래 있는 거름통으로 들어가고 들깻묵은 거름판에 걸러져서 별도로 다른 통에 모운다.  

 

 

거름통에서 깔대기를 통해서 아래 기름모음통으로 모아진다.

기계를 한 번 작동하니 쉭 하면서 진공을 잡아주고 거름망위에 있는 기름이 통안으로 싹 빨려 들어가서

기름의 손실이 없이 받아낼 수가 있다.

3천 원에 기름을 짜 주는 고향의 방아간의 인심이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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