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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투게더분식(재동국민학교아줌마집)

 

투게더분식집

 

일명 재동국민학교아줌마집 - 이 별명은 내가 붙인 이름이다.

주인아주머니는 재동국민학교를 졸업하셨다.

은행에서 직장생활도 하셨다.

음식 맛이 괜찮다.

 

운현초등학교와 경운학교 담장 사이 골목길을 따라 종묘방향으로 걷다 보면

작고 허름한 투게더분식집이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입구의 유리위에 오늘의 메뉴 0000 하고 매일 써 놓는다.

한달이면 10일 이상 들러서

내가 점심을 먹는 곳이다.

이 집은 메뉴가 없다.

'주는 대로 먹는 집'이라고 벽에 써 붙여 놓았다.

매일 점심메뉴가 바뀐다.

갈치조림

된장찌개

김치찌개

닭곰탕

반계탕

콩국수

동태찌개 ....

 

이 곳을 매일 찾는 단골손님이 제법 있다.

요즘은 12시 넘어가면 4개의 테이블이 다 차서 기다리거나

다른 식당으로 발길을 돌린다.

 

저녁시간에는 술을 팔기도 한다.

안주는 정해 놓은 것이 없다.

그날 재료가 있는 것으로 적당히 안주를 만들어서 내 오면 두말 없이 

막걸리나 소주를 마신다. 막걸리나 소주는 그때 그때 근처 수퍼마켓에서

구입하여 조달한다.

대개 안주는 부추전과 찌개류(특히 고추장 돼지고기 찌개 또는 닭도리탕은 맛이 있다)

어떤 날은 마침 해산물을 싣고 장사하는 차가 지나가면

꼬막, 물오징어를 사서 바로 안주를 만들어 내 오기도 한다.

 

고교친구 대학친구 비즈니스손님들과 예절차리지 않고 불쑥 찾아간다.

그래도 대충 먹을 안주거리를 만들어 내어 오신다.

내 손님들께 아줌마는 친절하게 잘 대해 주신다.

먹어 본 사람들이 맛도 있고 부담도 없고 좋다고 했다.

재동국민학교아줌마는 단골손님 식성을 다 꿰고 있다.

매운 것 싫어하는 손님

밥이 조금 진 것을 좋아하는 손님

많이 먹는 사람

적게 먹는 사람

손님의 비위를 잘 맞추어 주신다.

 

이 식당은 누가 소개해 준 것도 아니고

우리가 그냥 불쑥 찾아가서 먹어보고 입맛에 맞아서 단골이 된 집이다.

 

언제가 문이 잠겨 있어서 다른 식당으로 갔다.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며칠 아주머니가 문을 안 열기에 아하 이제 그만 장사를 접는가 했었다.

 

10일 후 다시 한번 가 보았더니

장사를 하고 있었다.

집안에 상사가 있어서 상을 치르느라 일주일 정도 문을 닫았었다고 했다.

 

장사가 너무 잘 되어도 않되고

장사가 너무 안되어도 않된다.

좁은데 사람이 너무 많이 오면 밥먹기가 힘들어 진다.

장사가 너무 안되면 혹시 문을 닫을지도 모르기에...

적당하게 잘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