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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왼손과 오른손

 

왼손과 오른손


평소 오른손을 많이 쓴다.

글을 쓰거나,

밥을 먹거나,

공을 던지거나,

술잔을 들거나, 술을 따르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실 때,

친구와 만나서 반갑다고 악수할 때,

배드민턴, 당구, 탁구를 칠 때 오른손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왼손도 하는 일이 만만하지는 않다.

출퇴근 길 가방은 주로 왼손이 들어준다.

휴대전화기 사무실 전화기에 벨이 울리면 꼭 왼손이 받아준다.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왼손은 손목에 시계를 채워주어 오른 손 보다 항상 무게를 느끼며 산다.


왼손과 오른손은 게으름을 피우는 적이 없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왼손이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왼손이 나서서 말없이 일을 하고

오른손이 해야 할 상황이면 오른손이 기꺼이 나서서 처리한다.

서로가 좀더 편해지고자 서로 게으르지도 않고

서로가 좀더 일을 더하고자 다투지도 않는다.


각자는 서로를 진실로 존중한다.

오른손이 할 일을 왼손이 빼앗지 않는다.

왼손이 해야 할 일을 오른손에게 미루지 않는다.

스스로 독립심을 가지고 서로를 위하여 묵묵히 자기 할 도리를 잘도 한다.


그러나,

오른손이 열심히 일을 하다가 가시라도 박히면

왼손이 따뜻한 마음으로 오른손의 가시를 빼 내어준다.

왼손이 물건을 들다가 더러운 것이라도 묻어버리면

고마운 오른손이 왼손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서로는 서로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 한다.

혹, 왼손이 다쳐서 기능을 상실하면 그 땐 오른손은 두 배로 바빠진다.

왼손이 하던 일을 오른손이 모두 해 내는 것이다.

오른손이 가려우면 왼손이 긁어주고 왼손에 상처가 나면 오른손이 약을 발라준다.



그리고,

즐겁거나 힘들 때는 서로가 힘을 합쳐 일을 한다.

박수를 치거나,

무거운 짐을 들거나,

온 힘을 다해서 자동차를 밀거나,

쇼핑카트를 끌거나, 

담뱃불을 붙이거나,

파를 썰거나,

라면봉지를 뜯거나, 라면스프를 뜯거나,

뜨거운 냄비를 들거나,

라면 국물을 마실 때 왼손과 오른손은 하던 일을 멈추고 서로 협동정신을 한껏 발휘한다.


아이를 안아 주거나

귀한 차를 마시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빨래를 하거나

씨름을 할 때

왼손과 오른손을 멋진 하모니를 이루며 각자의 역할을

군소리 없이 잘도 한다.


왼손과 오른손은 부부와 같다.

왼손과 오른손은 친구와 같다.

힘들 땐 서로 합심하여 일을 하고

평소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아껴주고 쓰다듬어 주고 깨끗이 닦아준다.

서로가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추운 겨울에 서로는 서로를 위해

따뜻한 장갑을 끼워준다.


왼손이 오른손을 존중하니 자연 오른손도 왼손을 사랑하여

서로가 서로를 보호해 주고 서로 위해 준다.

간절할 때 왼손과 오른손은 서로를 마주잡고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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