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야기

환율의 추락

호운(湖雲) 2010. 10. 4. 11:54

 

넘치는 달러·정부개입 한계
하락 압력 갈수록 거세
내주 금통위 금리결정 주목

원화값 상승 랠리가 시작됐다. 달러당 1120원선마저 위협 중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6.10원(오전 10시 현재) 내린 1124.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당국이 지난주 말부터 1130원선을 어느 정도 방어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은 빗나갔다.

현재 시장에서는 다음주(14일) 있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까지 반영돼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할 것을 염두에 둔 거래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올해 말까지 계속 하락할 것"이라며

"G20 의장국인 한국으로서는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 매수개입을 세게 할 처지가 못된다"고 전망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 4월 27일 1104원까지 떨어져 연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금융시장 불안과 천안함 사태, 남유럽발 재정위기, 경기둔화 우려로 다시 상승했다가 7월 하순부터

8월까지 1180원대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9월 들어 하락세가 빨라지더니 현재는 8월 말에 비해

80원 이상 떨어졌다.

현재 외환시장 상황은 대내ㆍ외에서 달러화가 넘쳐나는 구조다. 내부적으로는 무역수지 흑자 행진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거세다. 지난 9월 무역수지를 보면 50억800만달러 흑자를 기록,

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 7월(55억1000만달러) 수준에 육박한 것이다.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달러 매수 개입에 조금씩 나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하락추세를 되돌릴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과 G20 정상회담 개최국으로서의 부담,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 육박 등을 고려할 때 당국의 개입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897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역외 투자자들은 연일 원화 강세에 베팅해 달러 매도에 나서고 있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m.com